유엔 동시 가입은 안 된다던 북한에 맞서 30년 전 우리나라가 벌인 외교전을 엿볼 수 있는 문서를 외교부가 오늘(15일) 공개했습니..
30년이 지나서 비밀 해제된 총 2천466권, 무려 40만5천쪽에 달하는 외교문서입니다.동시 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이"남북한 간 합의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당시 고수했기 때문입니다.주미한국대사관이 1991년 1월 15일 본부에 보낸 전문. 로가초프 소련 외무차관이 방중했을 당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연합뉴스〉1991년 1월 첫 한·소련 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로가초프 소련 외무차관은 귀국하면서 중국에 들러"한국은 1991년 중 유엔 가입을 희망하는 바 소련으로서는 중국이 이에 반대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전합니다.
4월에 다시 우리나라에 온 로가초프 차관에게 당시 이상옥 외교부 장관은"소련이 북한에 대해 외교정책 일반은 물론, 특히 유엔 문제에 대해서도 현실감각을 가질 수 있도록 설득해 주기 바란다"고 재차 당부합니다.문서에는 정부가 소련 말고도 파키스탄과 태국 등 당시 중국과 고위급 교류 계획이 있었던 나라들에 우리 입장을 전해 달라고 한 흔적이 있습니다.같은 해 5월에 북한에 간 리펑 당시 중국 총리는 북한 측에"한국의 유엔 가입 신청에 더는 반대 태도를 유지하기 어렵다"며"한국이 단독 가입에 성공한 뒤에는 북한이 가입하려 해도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를 표합니다.하지만 북한의 의지와 달리 그해 9월 17일 열린 제46차 유엔총회에서 159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남북한 동시 가입이 승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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