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김정은 껴안기…‘핵보유’까지 용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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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무대의 중심에 세워 극진히 환대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장하는 ‘새로운 다극적 국제질서’의 중심에 김 위원장이 있다는 것을 선언하는 상징적 장면은 북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른 정상들과 함께 천안문 망루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세계가 주목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무대의 중심에 세워 극진히 환대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장하는 ‘새로운 다극적 국제질서’의 중심에 김 위원장이 있다는 것을 선언하는 상징적 장면은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받기’ 전략에서도 중요하다. 김 위원장의 이번 열병식 참석은 북-중 관계의 회복과 함께 북한의 외교 지평을 극적으로 확대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 인정을 향해 나아가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그동안 ‘비핵화’와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원칙적 태도를 유지해온 중국은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에게 상석을 제공함으로써 북한과 비핵화를 논의하지 않고도 관계를 진전시키겠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북한의 외교적 지평 확대는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 용인으로 나아가려는 의도가 있다. 러시아는 이미 북한 핵 보유를 용인하는 태도를 보여왔고, 이번에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26개국 정상이 모여 김정은을 환대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핵 보유국 용인’을 크게 진전시킨 셈”이라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중국이 러시아처럼 공공연히 북핵을 용인하고 제재를 무력화하지는 않더라도, 시 주석이 국제무대에서 김 위원장을 이토록 환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외교적 제재’를 풀어주는 의미가 있다고도 해석했다. “중국도 기존에 미국과 관계를 고려해서 북한과 적절한 거리를 두고 관리하던 상황에서 이번에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고, 비핵화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것이다.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 센터장도 김 위원장이 천안문 망루의 중심에 선 것은 “중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일정 부분 인정하는 효과가 있다”며 “망루에 모인 26개국 정상 가운데 핵을 가진 북·중·러 3개국 정상이 중심에 서면서, 김정은이 시진핑·푸틴과 동급에 보이게 되었고 중국도 암묵적으로 이를 용인했다”고 말했다. 두 센터장은 특히 “김정은이 중국으로 향하는 길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연구소에 들러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20형’를 언급하면서 ‘핵 보유국’ 위상을 다시 과시했고, 중국도 이를 용인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했다. 물론 중국의 전략과 계산이 북한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시 주석,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이 천안문 망루에 함께 서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북·중·러 3자 회담이 개최되지 않은 것은 미묘하지만 중요한 신호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과 천안문 망루에 함께 서는 ‘상징적 공조’를 하면서도 이들과 군사·안보적 전략을 공유하는 ‘실질적 공조’에는 나서지 않은 것이다.북·중·러 회담은 열리지 않은 채 푸틴 대통령은 4일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고 크렘린궁이 이날 밝혔다. 아직 개최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중국 쪽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가 앞으로 정세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앞으로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을 더욱 느슨하게 하고 경제지원을 확대해 제재 무력화까지 나아갈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중국은 북·중·러 반미 연대를 통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중국의 힘을 과시하면서도 미국과의 협상, 한국이나 유럽 등과의 관계도 염두에 두는 복잡한 수를 둘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제, 기술 발전이 글로벌사우스 시장에만 의존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며 “북·중·러가 겉으로는 반미를 강조하지만 김정은, 시진핑, 푸틴 모두 트럼프와 어떻게 거래할까 고민하면서 각자의 계산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중·러 정상이 당장 이해관계가 일치해서 협력하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동맹’으로 발전할지는 미지수다. 시 주석이 3일 열병식과 리셉션에서 두 차례 연설을 했는데 미국과 일본에 대해 과도하게 대립각을 세우지 않은 것도 많은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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