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시작 전에 목욕까지 하는 이유가 있다 종이접기 실패 취미 최새롬 기자
라면은 5개들이, 요구르트는 10줄, 귤은 한 박스. 물건의 단위를 생각해본다. '원가'라든지 물류라든지 시장이라든지 그런 건 하나도 몰라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이건 경험의 숫자이니까. 가질 때 적당한 만족을 느끼면서 다음 구매까지 덜 분주하게 만들어 준다. 그렇다면 종이접기용 종이는 왜 500장일까. 최소 100장 단위 묶음으로 선보이는 종이의 세계. 종이를 사는 일이 거의 없는 세상, 어쩌다 종이를 사게 된다면 한 번에 왕창 가져가도록 하는 전략인가. 손을 놀게 두면 큰일이 나는 세상에서 손을 놀게 하는 일을 근근이 이어가 보려는 기획자의 마음일까.
이를테면 목욕 같은 것. 종이를 만지려면 몸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목욕까지 끝마칠 정도로 주변의 모든 일과를 정리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1. 할 일은 다 하고 접는 건가, 2. 왜 접는가, 3. 접어서 뭐 할 건가. 어떤 쓸모도 증명하기 어려울 때, 우리는 목욕까지 하게 된다. 1시간이 넘게 걸리는 전갈을 접거나, 5분도 채 안 걸리는 종이배를 접어도 시작이 같다는 사실은 인생을 은유한다. 쉬운 접기나 어려운 접기도 출발선상이 같다는 점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어려운 접기도 한 걸음부터라거나, 누구나 굉장한 것을 접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거나. 이 평범하고 쉬운 시작은 모든 초심자에게 용기를 준다. 그러나 안 좋은 소식도 있다. 쉬운 것은 금방 끝난다는 점이다. 5번 정도 순서를 진행했다면 보고 따라 하는 일이 어려워진다. 눈은 아까부터 모든 것을 다 보고 있지만, 보기만 할 뿐이다. 머리는 이해하는 척하지만 거짓말이다. 손은 분주하지만 어찌할 바를 모른다. 여기까지는 잘 따라왔는데 왜 다음이 안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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