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타이틀을 달고 산 지 고작 5년. 아직 6살이라 교육은 아직 먼 얘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아이 친구 엄마들과 놀이터에서 나누던 대화가 주말에 놀러 가기 좋은 오름이나 행사에 대한 이야기에서, 어느새 '어느 학교가 좋다더라'로 바뀌었다. 그때 내 눈에 처음 들어온 이름이 바로 IB(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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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 눈에 처음 들어온 이름이 바로 IB 교육이었다. 제주살이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나는 아이가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장면을 가장 큰 로망으로 삼았다. 숲은 아이의 놀이터가 되고, 바다는 매일의 수업이 될 거라 믿었다. 아이가 클수록 관심은 전혀 다른 곳으로 향했다. '어떤 자연을 보여줄까'가 아니라, '어떤 교실에서 배울까'가 중요한 고민이 된 것이다. 바로 그때 마주한 단어가 IB 교육이었다. IB 교육은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시행되는 국제 교육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지식 주입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탐구하며 답을 찾아가는 학습 과정에 방점을 찍는다. 내가 받았던 초등학교 교육은 철저히 주입식이었다. 교사가 칠판에 적으면 받아 적고, 외워 시험을 치르는 방식이었다."더 많이 외우는 학생이 더 잘한다"는 기준 속에서 자랐다. 그래서 더더욱 아이 세대에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단순히 지식을 '받는' 학생이 아니라, 스스로 탐구하며 배움을 이어가는 주체적인 아이로 성장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IB 교육은 바로 그 대안으로 보였다. 한국 공교육에 IB 교육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곳은 제주와 대구였다. 특히 표선 지역은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IB 교육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이다. 공교육으로 IB 시스템을 접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실제로 도시에서 제주로 이주하는 가정도 상당히 늘어 이사 갈 집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내가 사는 서귀포 역시 그 변화 속에 있었다. 서귀포 시내와 가까운 보목초등학교가 IB 교육 도입을 준비한다는 소식에, 지난 7월 말 학부모 상담과 연수도 직접 참여했다.책상 위에는 물과 다과, 그리고 탐구의 시작을 상징하듯 파란색 메모지가 놓여 있었다. 연수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간단한 음식을 나누며 강사의 설명을 들었다.강사는 아이가 수업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하는지 실제 사례를 보여주었다. 표선초등학교에서 진행해온 1년의 교육 과정을 설명해주었다. 이제 보목초등학교에서도 진행하게 될 교육의 예시를 보여준 것이다. 연수 중에 깨달은 바에 대해 쪽지에 적어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IB 학부모로서 할 수 있는 나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적어 보았다.IB 수업은 교사가 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었다. 수업의 주인은 교사가 아니라 아이였고, 부모 역시 단순한 뒷 받침이 아니라 함께 탐구하는 동반자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IB 교육의 가장 큰 매력은 아이가 '받는 사람'이 아니라 '주체'가 된다는 점이다. 단순히 문제집을 풀고 시험 점수를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으며 배우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강의에서 들은 한 사례가 오래 남았다. "어떤 아이가 '왜 하늘은 파란색일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교사는 답을 알려주지 않고, 아이와 함께 책을 찾아보고 실험하며 과정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아이는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과학적 이유를 이해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탐구하는 즐거움까지 경험했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도 바로 그것이었다. 지식을 빠르게 외우는 아이가 아니라,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는 아이. IB 교육은 그 길을 열어주는 하나의 방법처럼 느껴졌다. 제주살이를 시작하며 나는 자연이 주는 자유로움에 기대를 걸었지만 지금은 교실 안의 자유로움에 또 다른 기대를 품게 됐다. IB 교육은 단순히 아이의 학습법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시선까지 바꾸어 놓았다. '내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자랄까?'라는 질문은 이제 '내 아이가 어떤 질문을 던질까?'라는 고민으로 바뀌었다. 제주살이의 로망은 바다와 숲에 머물지 않았다. 교실에서 시작되는 질문과 탐구가, 우리 가족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 언젠가 아이가 스스로 찾아낸 답을 내게 설명해줄 날, 그 순간이야말로 우리 가족이 남길 가장 값진 기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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