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노동자에 혹독한 시기... 초단시간노동자, 더는 차별 없어야 알바연대 고물가 주휴수당 주15시간 초단시간노동자 홍종민
지난해,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저임금 노동자들은 매우 힘든 한해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최저임금은 2021년보다 5% 오른 데 반해, 물가 상승률은 평균적으로는 5% 올랐지만 저임금 노동자들의 소비 비중이 높은 식재료나 외식 물가는 10% 이상 뛴 적도 있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2022년 실질임금은 사실상 마이너스였음이 자명해보인다.현행법상 초단시간노동자들은 주휴수당, 연차유급휴가, 퇴직급여의 적용 제외대상이며, 고용보험 의무 가입대상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낮은 임금도 문제인데, 사회 안전망에서도 배제되어 있다보니 노동자들은 투잡, 쓰리잡 등을 뛸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단시간노동자와 달리 초단시간노동자가 위 조항들에 적용제외가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적어도 지금까지 합리적인 근거는 제출된 바가 없다고 본다. 말하자면, 초단시간노동자는 불확실한 근거 위에서 차별받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9월에 진행했던 '알바노동자 실태조사'에서는 초단시간노동자가 전체 답변자의 34.3%로 단시간노동자나 통상노동자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그리고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고용 동향에서도 초단시간노동자가 역대 최대인 180만명에 육박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일부 언론에서는 초단시간노동자의 증가에 대해 MZ세대의 성향에 기인한 증가로 치부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알바연대에서 알바노동 구인 공고를 분석해본 결과, 분석 대상이었던 편의점 업종 구인 공고의 61%가 초단시간노동이었다.
이는 초단시간노동의 증가가 주휴수당, 퇴직금 등을 회피하기 위한 사용자들의 '근로시간 쪼개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이다. 최근에 알바연대에서 진행한 초단시간노동자 인터뷰의 답변을 보면 소위 MZ세대의 성향이라고들 얘기하는 '책임감 낮음', '소속감 낮음'이, 실은 세대 성향이라기보다는 쪼개어진 근로시간으로부터 야기되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내용들에 기반하여 알바연대는 지난 12월 9일, '초단시간노동자 증언대회 및 제도개선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알바연대의 이전 분석이 청년 부문을 중심으로 분석한 것이었다면 증언대회 자리는 돌봄 부문, 문화예술 부문, 대학 부문, 노인 부문 등 다양한 부문의 초단시간노동자들의 상황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후에 진행된 제도개선 토론회에서는 더 자세한 부문별 통계 분석, 다른 해외 사례 등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리였다.알바연대의 지난 2022년 활동이 초단시간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해 초단시간노동자가 처한 상황을 분석하고 부당한 부분들을 찾아서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중심이었다면, 오는 2023년의 활동은 본격적으로 초단시간노동자 제도의 변화를 요구하는 게 중심이 될 예정이다.
초단시간노동을 하고 있는 당사자들을 만나고, 노동자의 권리를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많은 단체들을 만날 것이며, 나아가 모두의 목소리를 모아서 차별적인 초단시간노동자 제도의 개선을 요구할 것이다. 법 개정안 제출, 위헌 소원 등의 방법을 통해 그간 합리적인 근거없이 자행되었던 초단시간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데 앞장설 것이다. 늘어나는 초단시간노동자가 2023년에 더는 차별당하지 않도록,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홍종민씨는 알바연대 대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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