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남매 키우며 받은 후원금 모아 튀르키예 이재민들에게
16일 오전 김태자씨와 자녀 정진서·진우씨, 월드비전 대전세종충남사업본부 직원들이 튀르키예 지진 이재민 후원금 전달식을 하고 있다. 2023.5.16 [월드비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중증 자폐성 장애가 있는 남매를 홀로 키워온 김태자씨는 한 푼 두 푼 모은 후원금을 튀르키예 대지진 100일을 맞는 16일, 이재민들에게 기부하며 연합뉴스에 이같이 밝혔다.지난해 장녀 진서씨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원 종료 시점에 맞춰 진서씨 통장에 들어오던 후원금을 모아 대구 산불 피해 이재민들에게 기부한 데 이어 두 번째다.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김씨는"친정엄마가 예전부터 '사람이 받은 게 있으면 돌려줄 줄도 알아야지, 무조건 받기만 하거나 가지려고만 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받은 만큼의 10분의 1은 돌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정적인 직업을 갖지 못한 이유는 아이들을 돌봐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애가 있는 자녀에게 엄마인 김씨는 119 같은 존재다. 갑자기 아이가 쓰러지거나 아이에게 일이 생길 때마다 달려가야 했다. 기부 소식에 대한 자녀들의 반응을 묻자"자폐증 때문에 아이들과 소통이 어렵다"면서도"막상 후원금 전달식을 하면 아이들도 웃으면서 기뻐하더라.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김씨는"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는 복지정책이 지금처럼 좋지 않았고 돈도 없어서 아이들을 혼자 데리고 살아가기가 겁이 나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많았다"면서"그러다가 정부에서 생계비와 교육비를 지원해주고 월드비전에서도 매달 후원금을 지원받으니까 우리에게도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살아갈 힘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재작년까지 새벽에 우유배달 일을 했었는데, 추운 겨울에는 손이 꽝꽝 얼어서 너무 힘들었다. 그때 우유를 배달하러 간 집에서 한 할머니가 '따뜻한 거 마시면서 하라'며 커피 한 잔을 건네주셨다. 그 말 한마디와 커피 한 잔에 눈물이 나고 기운이 났다"고 덧붙였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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