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도 없고 존재감도 없다.
경제 전공, 민생위기 존재감 없어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4차 예방접종을 마치고 취재진에게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로 취임 50일을 넘어섰다. 보수-진보 정부를 아우르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란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그를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매진할 최적임자라고 강조했지만, ‘책임총리’로서의 실권은 물론 경제위기를 극복할 리더십도 실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총리는 인수위원회 시절 후보자 자격으로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정작 자신과 호흡을 맞춰야 할 측근 인사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국무조정실장으로 내정했던 윤종원 아이비케이기업은행장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공개적인 반대에 부딪혀 철회해야 했고, 총리 비서실장에도 윤 대통령과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이 추천한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를 기용했다. 한 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국민 통합과 협치” 행보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한 총리가 관료 출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대독총리’에 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호남 출신으로 협치·통합을 내건 책임총리라고 하면 장관 제청권을 행사해 과감한 탕평책을 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례가 전혀 없지 않나”라며 “홍장표 전 원장 등 지난 정부 인사에 대해 물러나라는 메시지를 냈던 것도 책임총리보다 ‘대독총리’로 보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총리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고위당정협의는 지난 6일 열려, 정부 출범일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 때보다 한달이 늦었다. 5년 전 이낙연 총리는 한덕수 총리보다 열흘 늦게 국회 인준투표를 통과했지만 취임 6일 만에 고위당정협의를 개최했다. 한 총리는 취임부터 고위당정협의까지 47일이 걸렸다. ‘늑장 고위당정협의’는 총리 리더십 부재와 무관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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