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 이시바 전 간사장,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등 3강의 대결이 예고되며 과반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 결선 투표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소파를 제외한 기존 파벌 영향력도 여전히 존재하며, 이시바 전 간사장과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의 추천인 중 많은 부분이 과거 파벌 소속 의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12일 선거 고시와 함께 공식 일정에 돌입한 이번 총재 선거전에는 역대 최다인 후보 9명이 출마했다.'젊음·경륜·극우' 후보 간 삼파전 양상 속에서 '부패 스캔들'을 거치면서 커진 당내 개혁 목소리와, 겉으로는 해체됐지만 당 기저에 여전한 '파벌' 중 어떤 힘이 최후의 승자가 될지 일본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후보 9명 중 일찌감치 두각을 보인 정치인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12선 의원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다.40대 초반의 젊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비자금 스캔들'로 확산한 자민당의 부패 이미지 쇄신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상이 6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7일 열리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다. 2024.
실제 요미우리신문이 14∼15일 투표권이 있는 자민당 당원·당우 1천500명과 자민당 국회의원을 상대로 지지 의향을 조사한 결과, 이들 3명 모두 1차 투표에서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득표율을 보일 것으로 추산됐다.조사에 응한 자민당 당원·당우 지지 후보는 이시바 전 간사장,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고이즈미 전 환경상 순이었다. 자민당 국회의원 96%에 해당하는 의원 352명을 상대로 지지 의향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꼽은 응답자가 45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이 뒤를 이었다.요미우리가 이 조사를 통해 확인한 당원·당우와 의원 표 합산 수치는 이시바 전 간사장과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각각 123표였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05표였다.실제 지난 2012년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이시바 전 간사장은 결선 투표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밀렸다.게다가 기존 6개 파벌 중 아소 다로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를 제외한 기시다파, 아베파, 니카이파 등 5개 파벌은 해체 방침을 정하고 절차를 밟고 있거나 일부는 절차를 마쳤다고 하지만, 아직은 가치관이나 인간관계로도 엮인 파벌 영향력이 작다고 할 수 없다.
실제 아소파인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입후보에 필요한 20명의 추천인 중 18명을 과거 아소파 소속 의원으로 채웠으며, 3년 전 아베 전 총리의 지지를 받은 다카이치 경제안보 담당상의 추천인 20명 중 14명도 아베파 출신 의원이었다.아베파는 비자금 스캔들이 터졌을 당시 소속 의원이 99명으로 최대 파벌이었다. 아소파, 모테기파, 기시다파, 니카이파, 모리야마파가 그 뒤를 이었고 무파벌 의원은 77명이었다.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승리하면 기시다 정권의 아소 부총재처럼 스가 전 총리가 '킹메이커' 같은 실력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그는 이달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선거 승리를 위해 아소 부총재에게 머리를 숙이고 부탁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며 승리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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