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와 대면할 것만 같은 동굴 오키나와 추라우미 코우리 차노휘 기자
나하 시에서 나고 시에 있는 숙소로 가는 길에 보았던 만좌모를 향해 나고 시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그 시간이 오후 4시 16분이었다. 120번 버스를 타면 30분 정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만좌모는 18세기 초 류큐 왕이 방문했을 때 만 명도 앉을 수 있는 초원이라고 말한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이름 그대로 천연 잔디가 넓게 깔려 있다. 나는 되도록 느린 걸음으로 초원 한 바퀴를 돌았다. 코스가 짧기도 했지만 시원을 알 수 없는 수평선 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살아오면서 묻혀왔던 찌꺼기들을 날려 버리는 듯 해서 좀 더 그곳에 머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만좌모는 이름이 나 있는 곳이어서 방문객이 더러 있어서 도로가 잘 닦여 있지만 인어 동굴 가는 길은 그렇지 않았다. 일차선 도로에 양쪽으로 비닐하우스가 군데군데 있는 들판이었다. 간혹 억새풀 군락이 자리했다. 한 사람 정도 감쪽같이 살해하고 매장해도 모를 그런 곳이었다. 그래도 어쩌랴. 보고 싶은 곳은 봐야 직성이 풀리니. 밤에는 얼마나 더 파도 소리가 크게 들릴까, 라는 생각에 캠핑 준비를 해온 서양인 남자 셋을 잠깐 부러워하기도 했다. 셋이 모였으니 무서울 것이 뭐가 있겠냐 싶었다. 다음날 인어 공주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아침 신문에 남자 셋 실종, 뭔 이런 기사가 뜨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야가지 섬과 코우리 섬을 잇는 코우리 대교를 건넜을 때도 그랬다. 그곳을 가기 위해서는 72번 버스를 40분 정도 타고 대교까지 20분 정도, 재미없는 길을 걸어야 도착할 수 있었다. 코우리 대교는 이미 봤던 풍광보다 더 멋지게 아가지 섬과 코우리 섬을 잇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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