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부피가 1만ℓ에 이르는 거대 상어 메갈로돈은 길이 8m 범고래를 다섯 입에 꿀꺽 삼킬 수 있었다. 그렇게 먹고 나면 두달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대양을 유영하며 다음 사냥을 준비한다. 자신은 최대 20m 길이였다.
360만년 전 한랭화로 멸종…이후 고래 대형화 길이가 18㎝에 이르는 메갈로돈의 이 화석. 상어는 연골어류여서 골격 화석은 매우 드물다. 단단한 에나멜로 덮인 이는 한 마리에 수백 개에 이르는 데다 수시로 교체하기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신생대 마이오세 초 출현해 1000만년 이상 대양을 군림하던 거대 상어 메갈로돈은 360만년 전 자취를 감췄다. ‘포식자를 잡아먹는 포식자’로 알려졌지만 논란거리였던 이 상어의 크기를 처음으로 3차원 모델링 기법으로 추정해 당시의 생태를 짐작할 수 있게 됐다. 메갈로돈은 어른 손바닥 크기인 이빨 화석이 곳곳에서 발견돼 몸집이 거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어는 연골어류여서 무른 뼈는 거의 화석으로 남지 않는다. 그러나 1860년대 벨기에에서 발견된 상당량의 잘 보존된 메갈로돈의 척추뼈 화석이 국제 연구진이 모델링으로 원래 크기를 추정하는 기초가 됐다.
연구자들은 “현재 바다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가 8m 크기인데, 메갈로돈은 이런 크기의 고래를 다섯번 정도 물어 모두 섭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논문에 적었다. 메갈로돈은 한 번 이런 먹이를 사냥한 뒤 다음 두 달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전 세계 대양을 수천㎞ 헤엄쳐 새로운 사냥감을 찾았을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이런 사냥법은 현재 백상아리가 쓰는 것으로 큰 몸집과 에너지 요구량을 맞추기 위해 쉬지 않고 1만㎞ 이상을 헤엄친다. 연구자들이 모델을 이용해 추정한 메갈로돈의 장거리 순항속도는 시속 5㎞로 고래상어 등 플랑크톤을 걸러먹는 어떤 대형 상어보다 빨랐다. 메갈로돈은 현생 백상아리처럼 대양을 장거리 회유하면서 가끔 고칼로리 먹이를 사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상아리의 모습. 테리 고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