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에아서의 삶은 어땠을까? 나는 학교에 다니고 교육을 받을 수 있었을까? 나는 살아있었을까? 엄마는 소말리아에서 아기를 낳을 마음이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이스타브락) “내 친구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내 인생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친구는 나의 인생을 바꿨다.”
“소말리에아서의 삶은 어땠을까? 나는 학교에 다니고 교육을 받을 수 있었을까? 나는 살아있었을까? 엄마는 소말리아에서 아기를 낳을 마음이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작가 한강의 소설 ‘흰’의 일부를 읽은 스톡홀름의 아이들은 이런 글을 써 봤다. 어머니가 낳은 아기가 태어난 지 두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한강의 ‘언니’에 관한 글을 읽은 뒤, “내 인생이 달라졌을지 모를 순간”에 대한 글을 쓴 것이다. 이들은 스톡홀름 북서쪽에 자리한 링케뷔-텐스타 지역에 산다. 이곳엔 36개 언어로 말하는 학교가 있다. 링케뷔는 박해를 받아 고국을 떠난 망명자나 난민, 또 이들의 후손이 많이 살고 있어 ‘이민자 마을’이란 딱지가 붙기도 한다. 그럼에도, 아랍어, 구자라트어, 힌디어, 스와힐리어, 타지크어 등 인종도, 외모도, 쓰는 말이 모두 다를지언정 이곳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움을 나누고 커 나간다. 11일 작가 한강은 스톡홀름 링케뷔 지역 도서관에서 그를 기다리던 100명의 아이들을 만났다.
한강은 이날 오후 국내 언론과 만난 기자회견에서 이 도서관 방문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가 될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링케뷔와 텐스타 지역 학교에 다니는 10∼15살 학생들과 만나 작품에 관해 함께 이야기했다. 4학년인 애민군은 “내가 만약 토마토가 된다면 아주 맛없는 토마토가 될 거야 / 아무도 날 먹지 않게 / 아무도 나를 토마토수프에 넣을 수 없게 나무 꼭대기로 올라갈 거야”라는 낭독시를 썼다. 나무가 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내 여자의 열매’를 읽고 시를 쓴 애민은 자신이 토마토가 되는 모습을 상상했다.
올해로 36회를 맞는 이 ‘노벨상 기념책자 낭독회’는 1988년부터 링케뷔-텐스타 지역에서 열린 전통적인 행사로,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이곳에 방문한다. 인구의 약 20%가 이민자인 스웨덴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밀집한 링케뷔 지역에 노벨상 수상자가 방문하는 일은 자랑스러운 축제로 여겨진다. 지난 10월 작가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발표된 뒤 학생들은 가을 학기 동안 ‘소년이 온다’와 ‘흰’, ‘작별하지 않는다’, ‘내 여자의 열매’를 읽으며 그림을 그리고, 한강에게 선물할 문집을 만들었다.학생들은 각자의 모국어로 한강을 위한 시를 지었다. 9학년 학생들은 ‘소년이 온다’를 읽은 뒤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가” 라는 질문에 답해보기도 했다. 여기엔 “인간은 사랑을 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 않고, 사람은 자신의 결점을 아는 존재다”,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또 언제 멈춰야 할지 아는 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는 등 심오한 답변들이 나왔다.
한강은 이런 내용이 담긴 문집을 건네 받으며 환히 웃었다. 표지엔 미소짓는 그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이 행사에서 그는 40여분간 학생들과 책상에 앉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한강은 학생들에게 “나의 작품을 많이 읽고 대화를 나누고, 경험을 끌어내 나눠줘 정말 감동했다”며 “오늘 이 자리는 앞으로 살면서 절대 잊지 못할 특별한 기억이 될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널 장사 3년 했으면 미역 장사 3년 하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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