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리전문 독립서점 '개봉책방' 조정원 대표를 만나다
소설가 닐 게이먼의 말이다. 더 정확히는"서점이 없는 마을은 마을이 아니다. 스스로 마을이라 부를 수 있겠지만 영혼까지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자신은 알 것이다"라고 말했다.서울 구로구에서 독립서점 '개봉책방'을 하는 조정원 대표가 바로 그런 서점을 꿈꿨다. 주민들이 책을 매개로 서로 소통하고 문화가 숨쉬는 곳. 자신의 심리치료사 경력을 살려 다친 마음을 치유하고 안아주는 공간도 만들기로 했다. 심리학·정신의학 책으로 서가를 채웠고, 독서 모임 · 북 토크쇼에 마음을 들어주는 심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조 대표는 15년 차 심리치료사다. 첫 직장이었던 병원과 센터에서 임상심리사로 일했다. 어느 날 위에서 실적을 강조하며 10년 가까이 돌본 환자를 정리하라고 했다. 회의를 크게 느꼈고,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려 심리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로 이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번아웃이 찾아왔다. 퇴사 후 지친 마음을 달래려 제주도로 향했다.
입지는 자신이 살았던 서울 구로구 개봉동으로 정했다. 친숙하기도 했지만, 서울임에도 서울 같지 않다는 게 더 큰 이유였다. 최근 대형 쇼핑몰이 생기긴 했으나 문화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책방은 곧 주민들의 사랑방이 됐다. 동네에 서점이 생기니 아이들이 호기심에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다문화 가정 출신, 학교에 얼굴만 비치고 가거나 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아이들도 있었다. 공유 서가를 만들어 아동·청소년 책을 사들였다. 책방에 종일 머무는 몇몇 아이들이 생겼고, 친밀감이 쌓이자 그녀를 '살자 이모'라고 불렀다. '잘 살아보자'라는 뜻이다. 그렇게 서점은 차츰 아이들에게 안전한 쉼터로 자리 잡았다.동네 어르신들에게도 의미 있는 곳이 됐다. 전공인 미술치료를 살려 그림 모임을 시작했고, 화요일이면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수업을 했다. 집에만 있던 분들이 밖으로 나왔다.올해 들어 더 많은 사람과 그림 모임을 하고 있다. 금천구 청년센터 오랑이 주관하는 커뮤니티 사업을 따냈기 때문이다. 시즌1엔 크루들과 그림책도 제작했고, 11월에 출판 기념회와 전시회를 연다. 시즌2도 준비 중인데, 시즌 1에 이어서 모두 무료로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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