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첵의 연극&]
서울 종로 두산아트센터에서 '케이맨즈 랩소디'라는 연극을 봤습니다. '한남의 광시곡'이라는 제목으로 본 것까지 치면 세 번째 보는 겁니다. 저는 왜 이렇게 이 연극을 여러 번 보는 걸까요?첫째, 재밌기 때문입니다. 명백한 페미니즘 연극인 이 작품은 1920년대 이라는 잡지의 편집실에서 시작해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2022년 신당역 살인사건까지 종횡무진 오가며 모든 남성의 DNA에 박힌 듯한 차별적 시각과 여성 혐오의 증거를 채집해 드라마로 재현하고 해석합니다.두 번째로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와 팀워크입니다. 김세환이나 서정식, 백운철, 이태하, 이소영, 정유미 배우들은 이미 여러 번 합을 맞춰서 약간의 대사 실수도 애드립으로 승화시킬 정도로 '체화'된 상태이고, 이다혜 배우 대신 새롭게 투입된 박희정 배우의 연기 역시 '작품을 잘 이해한 똑똑한 배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명연기를 펼칩니다.
하지만 그는 '자본' 시리즈에서도 그랬듯이 우리 사회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이슈들을 찾아내 연구하고 극화하기를 전혀 주저하지 않습니다. 심각한 내용이라도 유머를 섞어 잘 만들면 통한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늘 현 세태를 부지런히 반영하죠. 이번 공연에도 국부 파트에 '건국전쟁'이라는 단어를 첨가한 게 그런 예입니다. 이번 공연에서 새삼 기억에 남는 장면은 대학 축제 기간 중 이대에 난입해 소동을 벌였던 고대생들 이야기였습니다. 자신의 대학 앞에 '민족'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막걸리통을 무소불위의 정의로움처럼 휘두르는 그들의 행태가 너무나 유아적이고 확신범적이라 쓴웃음이 났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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