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없는 환자의 의지, 드라마 '조명가게'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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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없는 환자의 의지, 드라마 '조명가게'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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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조명가게'는 의식 없는 환자의 회복이라는 주제를 통해 한국 사회의 억울한 사건과 비극을 드러냅니다. 원작 웹툰은 개인적인 사연을 통해 사회 현상을 보여주던 반면, 드라마는 최근 거대한 사건들을 참조하며 공적 정서를 강조합니다. 중환자실이라는 공간에서 의식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억울한 상황과 연결되어 사회적 비판을 불러일으킵니다.

의식이 없는 환자는 어떻게 의지를 발휘할 수 있을까? 드라마 조명가게 ’의 한 장면. 의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니 이제 남은 결과를 기다려 보자는 뜻을 완곡하게 전하는 의례적인 표현으로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 말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옛날, 이 환자의 의지라는 말은 사실 하늘의 뜻을 표현하는 다른 말에 더 가까웠을 것이다. 치료 경과는 하늘의 뜻이다. 하지만 인간은 우주 운행에 개입할 수 있는 특별한 존재로 여겨졌기에, 그의 의지는 하늘의 뜻을 바꿀 수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니까.우리는 이제 그런 식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수술 이후에 환자가 깨어날지, 환자가 회복할지 여부가 이제 환자에게 달렸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그저 좋게 말하기 위한 수사로 기능할 뿐이다. 안 좋을 가능성이 더 크지만, 혹시 또 모르니, 정도의 표현이라고 말하면 적절할 것 같다. 그런데 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어떨까.

사실 환자가 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이후 상황에 대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여러 논문은 환자의 질환 인식이 이후 회복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적고 있다. 예컨대 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회복을 늦춘다는 보고가 여럿 있고, 이는 꼭 정신이 신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보지 않더라도 (말하자면 정신분석학적인 시선처럼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이해하지 않더라도) 질환 인식은 치료 이후 관리에서 환자의 참여나 적극성, 약물 복용 정도, 치료 후 신체 관리 등을 바꿀 수 있는 요인이므로 의학적 관점에서도 충분히 그럴듯한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그러나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분명하지 않다면, 환자의 의지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환자는 의식이 없는데 어떻게 깨어날 ‘의지’를 발휘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놓고 드라마 ‘조명가게’는 씨름한다.중환자실에서 보는 사회적 비극 원작 웹툰 ‘조명가게’는 기본적으로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물로서, 아직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의 여러 안타까운 사연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었다. 10년도 더 전에 연재 시점에서 읽었던 이 작품은 강풀 작가의 다른 작품에 비해 그렇게 뚜렷한 기억으로 내게 남아 있지는 않아서,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시 찾아봐야 했다.2024년 드라마 ‘조명가게’는 드라마 형식으로 옮겨오면서 바뀐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기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이유를 한국 사회의 비극과 연결 짓는다. 누군가는 아파트가 무너져서 깔리고, 누군가는 제대로 수리하지 못한 자동차 바퀴가 결국 문제가 되어 자동차째로 물 속에 잠긴다. 한국 현대사에서 반복되어 나타난 사건·사고들은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거나 자기 잇속만 챙겼던 누군가로 인해, 그와 무관한 이들이 억울하게 다치고 죽는 일을 초래했다. 그리고 그 사고들은 제대로 조명되거나 다루어지지 않으며 책임을 묻지 않은 채로, 그저 사고일 뿐인 것,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천재지변’으로 치부되고 만다. 원작 웹툰이 개인적인 이야기의 사적 정서를 충실히 전달하는 조용한 이야기로 다가왔다면 드라마는 최근에 벌어진 거대한 사건들의 압력을 그대로 끌어안으며 공적 정서를 표출하는, 마치 폭탄의 뇌관과 같은 이야기로 다가와 보는 사람을 버겁게 만든다. 의도적으로 드라마는 (비록 이들 사건이 직접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월호와 이태원, 더 멀리는 삼풍아파트와 성수대교를 작품에 등장하는 사건들에 겹쳐 제시하며, 이런 참조는 작품 감상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그리고 작품은 이런 억울한 사건·사고가 집약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을 ‘중환자실’로 상정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사고가 나서 실려오는 사람들은 처음 응급실로 오겠지만, 회복하기 어려운 이들은 결국 중환자실에서 관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환자실에서 입원한 이들,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거나 의학적으로 수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 환자의 회복이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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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가게 중환자실 의식 의지 한국사회 비극 사건 억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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