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정치적·사법적 판단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헌법 위기와 국정 마비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 권한,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임명, 윤 대통령 수사 등 복잡한 과제들이 국민의 걱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주 전 이 자리에 ‘ 윤석열 · 이재명 무정부’란 칼럼을 썼다. 더불어민주당의 과도한 입법권 행사가 국정 마비 를 부를 수 있다는 경고였다. 발간 시점엔 애매한 글이 됐다. 윤 대통령의 한밤 비상계엄 선포 때문이다. 대통령이 비상계엄까지 꺼내들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모자랐다. 윤 대통령이 그런 판단력이라면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는 게 위험했다. 국회에서의 탄핵소추 는 불가피했다.
이제 윤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사법적 판단이 내려질 것이다. 많은 이가 박근혜 전 대통령 때처럼 비교적 무탈하게 대선 국면으로 넘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그럴까. 상황은 훨씬 불안정하다.당시엔 대통령만 바꾸면 된다고 여긴 이가 다수였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선의를 적폐청산으로 갚았다. 깊은 반목을 남겼다. 이런 와중에 윤 대통령은 더 괴이한 모습으로 탄핵소추됐다. 그의 강한 저항은 여당을 놀라울 정도로 퇴행시켰고 소수라곤 하나 열정적 ‘동원’도 불러내고 있다. 정말 유해한 행태다. 여기에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쫓기는 민주당은 대선 시계추를 앞당기기 위해 더한 완력을 휘두른다. 수사 라인은 어지럽고 헌법재판소는 결원인 상태다. 우리 헌법이 가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헌법상 ‘대통령 내란죄’가 있다고 그에 대한 대비가 돼 있는 건 아니어서다. 이럴 때일수록 풀어가는 방식 하나하나, 결정 하나하나가 헌법의 테두리를 정하는 선례가 된다. ‘적법 절차’와 최대한의 공감대, 상식이 중요할 것이다. 당장의 질문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일 것이다. ‘현상유지’가 다수설이다. 동의한다. 다만 지금 현상이 정상이냐는 의문이다.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양곡관리법과 국회증언감정법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이 여당이라면 외면했을 법안들이다. 특히 국회증언감정법은 개인·기업의 기밀정보를 요구하는 반헌법적 내용이다. 뻔한 악법이 발효되도록 둘 것인가, 거부권 행사가 옳은가. 후자여야 한다고 믿는다.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명의 임명도 쟁점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임명 행위는 형식일 뿐, 국회가 뽑는다. 그걸 논란으로 만든 게 8년 전 민주당이다. 며칠 전에도 윤 대통령의 형식적 임명을 “내란 연장”이라고 비난했다. 이번엔 임명하라고 난리다. 그러자 국민의힘이 막아섰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여야 합의라면 비록 권한대행이라도 인사를 하는 게 낫다고 본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요건은 우리 사회가 최초로 마주할 질문이다. 국무총리의 탄핵요건은 국회의원 재적 과반이다. 사실상 대통령 권한을 대신 행사하는 사람이라면 대통령과 같은 재적 3분의 2여야 한다고 본다. 민주당은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을 것이다. 헌법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 민주당이 어디까지 탄핵하려 들지 두렵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국무회의 마비까지 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윤 대통령 수사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수사받았다. ‘대통령’ 신분이 미묘한 상황을 낳을 수 있는데, 대통령경호법과의 충돌이 한 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검사는 “현직 대통령을 구속하면 사실상 경호시설도 바로 옆에 둬야 할 수도 있다. 곳곳이 지뢰밭”이라고 했다. 지금의 수사 난맥상은 특검이 출범해야 정리되는데, 민주당이 막판 특검 추천권을 자신과 조국혁신당이 갖도록 하는 바람에 법적 다툼 소지도 생겼다.구조적 문제는 얘기도 안 했는데 이렇다. 어쩌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는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용이한 결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방이 수렁이다. 8년 전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린 냉정해져야 한다. 차가운 이성만이 우리를 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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