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문수, 추가적 추경 편성 공약 시장서도 재정 지출 확대 기대...전문가들 “재정이 적극 역할 해야”
발행 2025-05-28 18:25:36대권 후보들이 2차 추경 예산 편성을 언급하면서 새 정부에서 재정 지출 확대가 예상된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가까이 온 상황에서 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취임 즉시 30조원 규모의 민생 추경예산 편성에 나서겠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보다 앞선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추경 즉각 편성"을 약속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등 소비진작, 소상공인 지원 예산으로 최소 20조원 규모의 추경을 주장한 바 있다. 두 후보 모두 추경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누가 대선에서 당선되더라도 추가적인 추경예산 편성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달초 국회를 통과한 13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에 이은 2차 추경이다. 그동안 재정 지출에 인색했던 윤석열 정부에 비해서는 재정 지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들이 2차 추경을 내세운 이유는 한국 경제가 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경기 불황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0.2%로,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경기 불황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8%로, 현대경제연구원은 0.7%로 전망했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저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에서 1.0%로 하향했고, 해외 IB 8곳의 평균 전망치는 1.4%에서 0.8%로 하향됐다.실제로도 시장에서는 새 정부의 추가 지출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해외 투자기관인 모건스탠리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1%로, 직전 전망보다 0.1%포인트 상향했다. 국내 기관마저 0%대 성장률을 전망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1%대 이상으로 전망을 높여 조정한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전망치 상향의 배경으로"미·중 관세 갈등 완화와 반도체 관세 유예 가능성, 2차 추경 기대"를 이유로 들면서"2분기부터 민간 소비와 재정 지출이 성장 회복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 그룹은 1%의 전망치를 내놨다. 기존보다 0.2%p 하향 조정하면서도"하반기 반도체 지원과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해 20조~25조 원 규모의 추경이 편성될 가능성이 크다"며 1%대의 성장률을 전망한 배경을 설명했다. 기업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조사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의 전망치는 94.7로, 지난 5월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BSI는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준인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다.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에 머물고 있지만, 기업들의 심리가 개선되는 상황이다. 한경협은"미·중 통상마찰이 한풀 꺾이고,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제조업 중심의 업황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표의 상승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새정부의 지출 확대를 통한 적극적인 재정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재정 지출 확대를 기대하는 게 지금 시장의 컨센서스"라며"적어도 윤석열 정부보다는 지출을 확대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는 만큼 새 정부에서 재정이 역할을 하지 못하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새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데에는 큰 걸림돌이 있다. 윤석열 정부 3년 중 2년 연속 '세수펑크'가 발생하는 등 크게 열악해진 재정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으로 대규모 '세수펑크'가 나타났다. 지난 2023년 56조4,000원의 '세수펑크'가 난 데 이어 지난해에도 30조8,000억원 규모의 세입 결손이 나타났다. 2년 누적 90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 감세 등 감세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으로 세수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과 2024년 성장률이 1.4%, 2%를 기록했음에도 세입 결손이 나타난 것을 고려하면, 저성장이 전망되는 올해에도 '세수펑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나라빚도 늘어났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1,17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1,126조8,000억원에서 48조5,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국가채무는 국채 등 정부가 실제로 원금을 상환해야 할 의무를 가진 실질적인 빚이다. 지난달 통과된 13조원 규모의 1차 추경의 재원을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할 계획인 만큼 국가채무 규모도 늘어나게 될 예정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새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KDI는 지난 14일 경제성장률을 0.8%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KDI 관계자는 당시 브리핑에서 추가적인 추경 편성에 대해"경기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더 안 좋은 방향으로 악화할 경우 추경이 필요할 수 있지만, 이미 추경을 1회 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이재명, 김문수 후보 모두 추가 국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재정 지출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도 아직까지는 국가부채 규모에 여유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실 국가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은 한국의 경제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당연한 일이다. 매년 예산이 증가하는 것을 두고 '슈퍼예산'이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국가채무가 과도한지 여부다. 기준은 한국의 경제규모, 즉 GDP로 판단할 수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2024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6.1%다. 지난 2023년 대비 오히려 0.8%p는 줄어들었다. 윤석열 정부에서 GDP는 성장한 대신 국채 발행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낮은 편이다. IMF가 국가 간 부채를 비교하는 기준인 일반정부부채로 봐도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부채는 2023년 50.7% 정로도, 미국과 일본의 경우에는 각각 100%와 200%를 웃돌고 있는 데 비해 양호한 수준이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도 GDP 대비 일반정부부채 비율은 60~90% 수준에 이른다. 일반정부부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부채에 비영리공공기관 부채까지 합친 것으로, 정부가 사용하는 국가채무보다는 넓은 개념의 부채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지금 국가채무가 GDP 대비 47% 수준인데 심리적인 기준을 50%로 잡아도 3% 정도 여유가 있다. 3%면 70~80조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국가채무를 타이트하게 가져가면서 코로나19 이후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침체를 경험하고 있다"며"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건 명확하게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 정부에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망가진 세입 기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재정 여력이 굉장히 약화돼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과 동시에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세입 충원 없이 지출만 확대하는 것은 안 된다"라며"최소한 추가 감세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확대되는 재정 지출을 어디에 쓰느냐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첨단산업과 내수 진작에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상민 수석 연구위원은"첫번째는 급한 불을 꺼야 하니까 소비 진작에 써야하고, 두번째는 AI 등 첨단산업, R&D에 써야 한다"면서"또 하나는 후보들이 도외시하고 있지만 기후위기에 대응할 녹색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석진 교수도"지금 신 산업정책 시대가 도래했는데 기반시설 위주의 인프라 투자와 인적자본을 쌓을 수 있는 교육 등에 재정이 할 수 있는 걸 해줘야 한다"면서"두번째는 내수인데 단기적으로는 민생회복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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