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김영선 해줘라 해” 육성 나와…공천 개입 정황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음성 녹음 파일이 31일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17초 분량의 녹음 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뜻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전했다고 직접 명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음성 녹음 파일이 31일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17초 분량의 녹음 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뜻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전했다고 직접 명태균씨에게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화 통화는 윤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기 하루 전인 2022년 5월9일 이뤄졌다고 한다. 민주당은 “명확한 공천 개입 증거”라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음성 파일에는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윤 대통령의 목소리가 녹음돼 있다. 윤 대통령의 말에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한다. 민주당은 이 음성 파일과 함께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가 이뤄지던 당시 상황을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40초 분량의 육성 녹음도 함께 공개했다. 박 원내대표는 녹음 파일을 공개하면서 “윤 대통령이 공천에 불법 개입했고,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이며 “헌정 질서를 흔드는 위중한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녹음 파일을 당 공익제보센터를 통해 확보했으며, 실무팀이 위변조 여부를 점검한 뒤 문제가 없다는 확신을 갖고 공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보한 녹취록이 더 있으며 추후 기자회견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다만 수사 이후 절차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박 원내대표는 ‘탄핵 사유가 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국민이 판단하실 부분”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핵심 당직자는 “ 국민이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녹음 파일 공개로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밀어붙일 명분과 동력이 확보됐다고 본다. 김용민 의원은 “ 김건희 특검법의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으니, 수사하지 않으면 당연히 특검을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녹음 파일에 등장한 목소리가 윤 대통령 것임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공천 개입’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의 언론 공지를 내어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명태균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한 기존 해명과도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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