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차 논란…낱말 하나·말 한마디에 득달같은 ‘페미 공격’

[한겨레S] 이승한의 술탄 오브 더 티브이유모차 표현→유아차 자막 표기…국립국어원 민원 내고“애 낳고 싶어 금연했다”는 제시에 행실비난·노산 비아냥

“애 낳고 싶어 금연했다”는 제시에 행실비난·노산 비아냥 유튜브에 출연한 연예인의 ‘유모차’ 표현이 ‘유아차’로 표기되자, ‘유아차’를 순화어로 권장한 국립국어원 누리집에는 이에 항의하는 글이 쇄도했다. 국립국어원 누리집 갈무리

박보영은 의외로 조카들과 집 밖으로 나가도 사람들이 자신을 잘 못 알아본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제가 이제 좀 약간 노하우도 생기긴 하는데, 제가 밀면 잘 안 봐요. 다 아기를 보지, ‘아기 엄마’까지는 잘 안 올라가더라고요.” 호스트 유재석과 게스트 박보영, 이날 녹화에 함께 참여한 조세호 모두 익숙한 입말인 ‘유모차’라는 단어를 썼지만, 방송 자막은 전부 ‘유아차’로 표기됐다. 그러자 남초 커뮤니티에선 분기탱천한 이들이 하나둘씩 고개를 들었다. “페미다! 페미가 나타났다!”‘유아차’로 표기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2018년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캠페인을 통해 “‘유모차’라는 단어는 양육의 주체를 엄마로만 규정하고 있으니 ‘유아차’라는 단어로 대체하자”는 시민 의견이 접수되었고, 그 이후로 각종 방송과 언론은 ‘유모차’라는 단어를 ‘유아차’로 순화해서 사용하고 있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처음에는 “제작진 중에 페미니스트가 있다!”고 열을 올리던 일부 남성 네티즌들은, ‘유아차’가 국립국어원이 권장하는 순화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제 화살을 국립국어원에 돌린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기관이 앞장서서 성별 갈등을 조장한다”라거나, “국립국어원에도 페미니스트가 있는 거 아니냐”라거나, “세금이 아까우니 해체하라” 같은 주장들이 온라인 곳곳에 등장했다. 국립국어원 누리집 ‘온라인 가나다’ 게시판에도 관련 질문을 쏟아내는 남성 네티즌들의 글이 줄을 이었다. 사용한 닉네임들도 참 하나같이 주옥같다. ‘페미정병’, ‘페미멸공’, ‘페미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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