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훈의 3인칭 관객 시점] 9년 만에 돌아온 흥행작
연극 을 예매해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관람일을 기다렸다. 무려 9년 만에 돌아오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공연과 사랑에 빠지기 훨씬 전에 마지막으로 공연되고, 은 기약없는 기다림 속에 세월을 보내야 했다. 초연 당시 100%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고, 2015년 공연까지 관객 35만 명을 동원했는데, 왜 이렇게 오랜만에 돌아온 것인가. 궁금해하며 기다렸다.
초기에 검열관은 작가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을 모두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 여기에 국가에 대한 충성이나 권력을 향한 아부를 담은 장면을 추가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천황 폐하 만세"라는 대사를 넣어야 한다던가, 지역 경찰청장의 이름을 딴 멋진 캐릭터를 등장시켜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둘은 함께 작품을 만들어 사람들을 웃겼습니다'라는 시시한 결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는 군대에 징집된다. 그래서 본인이 쓴 희극을 공연할 수 없다고 실망한다. 그러면서 검열관을 향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감정을 애써 눌러가며 담담하게 말한다. 이때 검열관은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인다. 검열관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겠다는 소리 따위는 하지 말라며, 반드시 살아 돌아와 희극을 올려야 한다고 강하게 이야기한다. 국가주의를 대변했던 인물이 종국에 자기 존재의 기반이 된 국가주의를 거부하는 셈이다. 필자는 바로 여기서 의 가치를 보았다. 국가주의가 팽배한 어둠의 시대에 웃음을 통해 이를 전복시키며 끝내 진정한 예술로 거듭나는 일련의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희망을 말이다.연극 이 그려내는 시대상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국가는 예술가들을 향해 강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전쟁으로 인해 국제 정세는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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