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그림을 그린 뒤 아버지 를 빼앗긴 러시아 12세 소녀 러시아 당국이 SNS에 올린 반전 게시물을 트집 잡아 아버지를 가택 연금시키면서 12살 소녀 마샤는 현재 어린이집에 머물며 아버지와 연락조차 할 수 없다
복면을 쓰고 총을 든 러시아 군인의 사진이 크게 인쇄돼 있으며, ‘Z’와 ‘V’도 큼지막하게 눈에 띈다.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이고 있는 “특별 군사 작전”을 상징하는 글자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의 공식적이며 애국적인 입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어린이가 그린 그림이었다.
그 그림의 왼쪽엔 우크라이나의 국기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문구가, 오른쪽엔 러시아 삼색 국기와 “전쟁에 반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었다. 러시아 방향에서 미사일이 날아오자 엄마와 아이로 보이는 이들이 그 앞길을 도전적으로 가로막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었다.이 그림을 그린 이는 12살 소녀 마샤 모스칼레바로, 마샤를 홀로 키우는 아버지 알렉세이가 어느 날 포돌스카야 의원에게 조언을 얻고 싶다고 연락해왔다.포돌스카야 의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은 알렉세이의 SNS를 조사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더니 알렉세이에게 딸을 나쁜 방식으로 양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설명했다.그리고 불과 몇 주 전엔 형사 소송도 제기됐다. 마찬가지로 반전 게시물로 인한 명예훼손이 그 혐의다. 이번엔 징역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포돌스카야 의원은 “우리가 어린이집에 찾아가 마샤의 안부를 물어보려” 해도 이번 달 1일 이후 마샤를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은 전 국민이 고분고분하길 원합니다. 자신만의 의견이라는 건 허락되지 않습니다. 의견이 다르다면 그냥 그 사람의 SNS 게시물을 읽지 않으면 됩니다. 그런데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을 가택연금 시키고 아이를 떼어놓는 건 말이 안 됩니다.”그러나 그와 대화할 순 없다. 가택연금 규정에 따라 알렉세이가 접촉할 수 있는 이들은 변호사, 수사관, 교도소 직원들로 제한되기 때문이다.알렉세이의 변호사인 블라디미르 빌리엔코가 이내 도착했다. 빌리엔코 변호사는 지역 시민 운동가들이 알렉세이를 위해 사준 음식과 마실 것을 갖다줬다.BBC 취재진은 빌리엔코에게 당국이 마샤를 알렉세이로부터 데려간 이유와 관련해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는지 물었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저 마샤를 [어린이집에] 보내버리기로 한 거죠. 제 생각에 알렉세이가 적용받은 이러한 혐의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입니다.
“현재 러시아 사회 복지 당국은 알렉세이 가족에게 집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는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알렉세이 가족의 고난은 그저 어린 소녀가 그 그림을 그린 뒤부터 시작됐습니다.”연금으로 살고 있다는 안젤리나 이바노브나는 “마샤는 착한 소녀고 한 번도 알렉세이와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아무 말도 못 하겠다. 너무 무섭고 겁난다”고 말했다.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렵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물론이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알렉세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마샤가 다녔던 제9 학교까진 짧은 거리다. 알렉세이는 해당 학교가 마샤가 그린 반전 그림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학교는 BBC의 서면 의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직접 방문하려 해도 들어갈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전화 또한 받지 않았다.홈페이지에는 “특별 군사 작전의 영웅들”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싸운 러시아 군인들의 초상화 24장을 소개하고 있었다.지난해 10월엔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돌아온 군인들이 해당 학교를 찾기도 했다. 당시 라리사 트로피모바 학교 이사는 “우리는 결코 잘못된 일을 할 리 없는 우리 자신과 조국을 믿는다”고 연설했다.예프레모프의 청소년위원회가 알렉세이의 친권을 공식적으로 제한하고자 법적인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판사와의 “대화”로도 알려진 초기 심리에서 빌리엔코 변호사는 알렉세이가 직접 이곳에 오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자녀에 대한 친권이 걸린 문제임에도 법원 방문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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