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퇴임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재임 기간은 물론 그 이후에도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대출’이 616억원이며 이 중 350억원이 부적정 대출이라고 금융감독원과 우리은행이 밝혔다. 다만 손 전 회장이 해당 대출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
았다. 당국과 은행 쪽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11일 금감원과 우리금융 쪽 설명을 종합하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2020년 4월3일부터 올해 1월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차주를 대상으로 42건, 모두 616억원 규모의 대출을 해줬다. 이 중 28건이 부적정 대출로 나타났다. 대출 서류 진위 여부 확인을 누락했거나 담보·보증 평가가 부적정했으며, 대출금의 용도외 유용이 있었다. 부적정 대출로 분류된 건 중 상당수에서 연체 등 부실이 발생했다.구체적으로 우리은행은 ㄱ법인의 부동산 매입자금대출 등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실거래가가 대출 신청 때 제출한 매매계약서상 매매가격에 미달함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추가로 돈을 빌려줬다. ㄴ법인의 신용등급도 근거없이 상향평가한 뒤 지점 전결로 대출을 내줬으며, 가치 없는 담보물을 근거로 돈을 내어주기도 했다. ‘물품구입목적’으로 9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은 ㄷ법인은 해당 용도로 대금을 사용하지 않았으나 은행 쪽은 사후 관리를 하지 않았다.
지난달 19일 현재 남은 대출 건수는 25건이다. 이 가운데 연체 등 부실 관련 대출 건은 19건이다. 우리금융 쪽은 “손실예상액은 82억원~158억원 규모”라고 밝혔다.전체 대출 42건 가운데 23건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대표를 맡고 있거나 맡았던 법인에서 발생했으며 11건은 손 전 회장 친인척이 대주주로 등재된 법인에서 실행됐다. 나머지 19건은 또다른 법인·개인사업자 9곳에 대출됐는데,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대출 원리금을 대납하는 등 대출의 실제 사용자로 의심되는 경우였다. 손 전 회장이 지주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해당 친인척 관련 대출액은 약 5억원에 그쳤다.이같은 사실은 우리은행이 임 아무개씨가 퇴직할 때 진행한 감사에서 일부 드러났다. 금감원은 지난 6월 다른 사건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던 중 손 전 회장 관련 부적정 대출의 존재에 대한 제보를 받고 조사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검사과정에서 발견된 차주와 관련인의 문서 위조, 사기 혐의 등에 대해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 쪽은 “감독·수사당국의 조사 등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며, 금감원 수시검사를 통해 추가로 발견된 위법·부당행위와 관련된 임직원에 대해서는 검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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