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로 맛보는 역사, 역사로 배우는 커피] 1970년대에 등장한 일일다방 문화
1970년대는 우리나라 역사에서"다방적 도시문화"가 번창하였던 시대다. 이 표현은 고려대학교 철학과 신일철 교수가 한 신문에 게재한 칼럼의 제목이었다. 그만큼 다방은 1970년대 우리나라 도시의 풍경을 설명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장소였다. 당시 다방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었던 다양한 용어들은 다방이 지닌 다중성이나 문화 코드로서 다방이 지닌 사회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구직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직업이 없는 사람들이 적은 비용으로 시간을 죽이는 장소로서의 다방은 일종의 '실직자대기실'이었다. 당시 다방 풍경을 담은 사진 속 손님들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실향민모임터'라는 표현 또한 도시와 향촌의 경계선에 있던 쓸쓸한 사람들을 느끼게 하는 용어였다. 1970년대의 일부 다방은 여전히 '문화인살롱'으로 불렸다. 해방 전후 커피를 마시는 고상한 사람들을 표현하던 용어 '문화인'들이 드나드는 장소라는 의미였다. 대부분의 다방은 문화인의 범주에 들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휴식처였지만, 일부 다방은 여전히 고상한 음악이 있고, 문화적인 취향이 고급스러운 사람들이 주로 드나드는 곳으로 남아 있었다. 호텔에 있는 다방이 '커피숍'이라는 별도의 명칭을 가졌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중살롱'이라는 애매한 표현도 등장하였다.1970년대에 다방으로 불리며 등장했지만, 정식 다방은 아니고 하나의 문화였던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 바로 '일일다방' 문화다. 이후 '일일찻집'이라는 표현으로 바뀌면서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문화 현상이며 하나의 모금 운동이다.
일일다방을 통한 성금 모금 운동은 모든 일터에서 유행처럼 벌어졌다. 1974년 7월에는 서울 시내 모범운전사들이 일일다방을 열어 모금한 3만 2000여 원을, 9월에는 사당3동 예비군중대에서 1일 다방을 열어 모금한 2만 410원을 방위성금으로 기탁하였다. 당시 인기 드라마 에 출연 중이던 배우 한혜숙과 민지환이 방위성금 모금을 위한 일일다방을 부산 시내에서 연 것은 1974년 8월 5일이었다. 초기에는 대부분 동아리에서 주도하는 각종 봉사활동 자금 마련을 위한 행사로 기획되었으나, 점차 아르바이트로 변질되면서 사회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였다. 시내 다방을 일정한 돈을 내고 빌리고, 티켓을 만들어 주변 친구들에게 판매한 후, 당일 직접 차를 만들어서 판매하였다. 이렇게 하여 남은 수익금을 필요한 일에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문제는 주변 사람들에게 티켓을 강매하는 일, 일일다방 참여를 이유로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하는 일, 건전하지 않은 목적으로 여는 일일다방 등이었다.일일다방 확산에는 공직 사회도 기여하였다. 1975년 6월 12일 자 기사 '1일다방 열어 원호모금'은 재무부 주최 일일다방 소식을 전하였다. 재무부는 6월 10일 청사 6층 회의실에 일일다방을 차렸다. 고위 공무원들이 엄숙한 회의를 하던 장소에서 은은한 멜로디의 고전음악이 흘러나왔고, 영문을 모르고 복도를 지나는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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