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두 괴물이 산다. 올해 여섯 살, 네 살인 괴물들의 특기는 어깃장 놓기. 무슨 말이든 한 번에 듣는 법이 없고 '시룬데(싫은데)?' 하는 말로 엄마의 인내심을 테스트한다. 유난히 마음이 바쁜 어느 아침이었다. 오전 11시부터 학부모 참여 수업이 있었다. 급한 업무를 쳐내려면 일찍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
유난히 마음이 바쁜 어느 아침이었다. 오전 11시부터 학부모 참여 수업이 있었다. 급한 업무를 쳐내려면 일찍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바쁜 엄마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평소보다 더 늦장을 부렸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결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일찍 출근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기분은 언짢은 오전이었다. 참여 수업을 앞두고도 내심 걱정이 됐다. 아침에 화를 낸 일로 아이들이 시무룩해 있을까 봐. 다행히 두 아이는 아침 일을 모두 잊은 듯 보였고 특별한 수업 분위기에 되레 들뜬 모습이었다.지난 9일, 아이 둘을 데리고 처음 극장 나들이에 나섰다. 상영관에 들어서기 전부터 시끄럽게 굴면 중간에 나와야 한다는 협박에 가까운 당부를 여러 번 해두었다. 여차하면 중간에 나올 수 있게 출입구에서 가까운 맨 뒤 좌석을 예매했다. 쏟아지면 수습이 어려운 팝콘과 콜라 대신 빼빼로와 어린이 음료를 준비했다.
영화는 '캐치! 티니핑' 시리즈의 프리퀄로, 로미와 하츄핑이 처음 만나는 스토리다. 짝꿍 티니핑을 간절히 찾아해매던 로미는 왕궁서재에서 우연히 하츄핑의 존재를 알게 되고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티니핑을 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왕궁 식구들의 반대에 부딪히는데, 하츄핑이 사는 곳이 괴물 트러핑이 사는 라미엔느 성 근처라는 이유에서다. 주인공 하츄핑 말고도 마음을 짠하게 하는 인물이 있었다. 영화의 빌런으로 등장하는 괴물 티니핑인 '트러핑'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트러핑은 라미엔느 성에 마법을 걸어 티니핑들을 괴롭힌다. 또 주인공 하츄핑에게 '사람은 절대 믿어서 안 되는 위험한 존재'라고 주입하며, 하츄핑이 로미와 거리를 두게 만든다.영화 후반부, 진짜 빌런이 밝혀진다. 바로 트러핑을 근본 없는 티니핑이라는 이유로 궁 밖으로 쫓아내 버린 리암의 부모다. 이들은 '트러핑을 쫓아내는 게 리암의 뜻'이라고 거짓말해 트러핑이 괴물로 변하는 데 일조한다. 트러핑이 라미엔느 성에 마법을 걸고 빌런이 된 건 믿었던 리암에게 배신당했다는 오해 때문이었던 것이다. 오해를 풀고 다시 영원을 약속한 리암과 트러핑. 둘의 만남은 로미와 하츄핑의 만남 못지않게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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