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달라질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시간은 현재에서 과거로 흐를 수 있을까.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할지라도 한 사람의 의식 속에 과거는 끊임없이 재구성될 수 있다. 현재의 맥락...
과거는 달라질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시간은 현재에서 과거로 흐를 수 있을까.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할지라도 한 사람의 의식 속에 과거는 끊임없이 재구성될 수 있다. 현재의 맥락 속에서 지난 경험과 기억들은 부단히 그 의미를 달리한다. 고통스러워 억눌러왔던 이야기들을 다시 끄집어내고 들여다보는 일은 위험하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과거의 이야기들이 현재의 삶과 공명하면서 새로운 맥락으로 재배치되기도 한다. 덜 버겁고 짊어지기 쉬운 방향으로 말이다.국내에는 영화 로 이름을 알렸고, 으로 제95회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캐나다 영화감독 세라 폴리의 에세이집 가 출간됐다. 여섯 편의 에세이를 엮은 이 책은 제목처럼 그의 인생의 “가장 위험한 이야기”들을 다룬다. 어린 시절부터 배우로 활동하면서 영화 촬영 현장에서 겪었던 고통, 미성년기에 겪은 성폭력 피해 경험, 11세 때 맞닥뜨렸던 엄마의 죽음 등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저자는 훗날 당시 겪었던 트라우마적 상황의 책임을 부모에게 돌린다. 아빠에게 공포스러운 장면을 그만 찍게 해달라고 했지만 아빠는 번번이 무력했다. 자신의 상처를 스테이지맘의 문제로만 생각했던 저자는 지인의 딸이 길리엄 감독의 새 영화 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e메일을 쓴다. 자신이 겪었던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어린 배우들의 상황을 고려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길리엄은 상처가 깊었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당시 위험한 장면들은 대역을 썼는데 오히려 저자의 기억이 왜곡된 건 아닌지 묻는다. 저자는 일찍부터 자신이 경험한 제작 현장의 부조리한 위계 구조와 폭력성을 바탕으로 창작과 돌봄의 관계, 감독의 비전과 작품성을 실현하는 새로운 방식, 예술가의 책무에 대한 새로운 규범 등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고발을 고민하면서 법원이 ‘피해자답지 않다’고 판단할 것이 분명한 자신의 발언과 행동들을 끊임없이 파고든다. 16세 때 당시 28세였던 고메시에게 폭행 피해를 입은 저자는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잘라내고 왜곡해 그와의 만남을 지인들과 농담거리로 쓰곤 했다. 그의 토크쇼에 출연해서는 “사람 좋게 굴고, 거의 애교를 부리고, 기꺼이 자신을 폄하한다”. 저자는 말한다. “고메시와 상호작용할 때의 나는 자신의 영화를 만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아니다. 무슨 일인지 그의 존재가 내 어른 자아를 앗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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