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없는 일반 소화기 비치…리튬 배터리 화재 시 진화 시도는 무리, ‘대피 최우선’ 교육했어야
조한무 기자 [email protected]지난 25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024.06.25. ⓒ뉴시스
금속화재는 수천도의 고온을 유발한다. 일반 소화기로는 진압할 수 없다. 금속 화재에 특화된 노란색 ‘D급 소화기’를 써야 한다. 이산화탄소를 소화약제로 하는 ABC 소화기를 사용하면 오히려 화재를 키우고 폭발을 야기할 수 있다.한국화재보험협회가 1999년 제정한 소화기 기준인 ‘한국화재안전기준-1000’을 보면, 소화기를 A·B·C·D급으로 분류했다. 용도별 화재 위험에 따라 적합한 소화기를 비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D급 소화기는 가연성 금속화재용으로 규정했다. D급 화재용 소화약제로는 염화나트륨, 흑연, 탄산나트륨, 염화바륨, 구리 등을 제시했다. 이들 소화약제는 일반 소화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손원배 초당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리튬 연소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서는 산소를 차단하는 질식 효과와 열을 시켜주는 냉각 효과가 이뤄져야 한다”며 “일차전지든 이차전지든 리튬을 소재로 하는 배터리의 화재를 진압할 때 ABC 소화기는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는 D급 소화기가 비치돼 있지 않았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아리셀 소방시설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3동에는 D급 소화기가 단 한 대도 없었다. 아리셀 공장은 총 11동이다. 아리셀이 지난해 12월 화학물질종합정보시스템에 등록한 ‘위해관리계획 지역사회 고지’를 보면, 공장 전체에 D급 소화기는 5개뿐이다. 분말소화기는 99개, 옥내소화전은 5개다. 5동 유독물 보관소에 적재한 염화티오닐 화재에 대비한 것이다.
배터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대피가 최우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아리셀이 노동자들에게 화재 진압을 시도하기보다 현장을 빠져나가도록 교육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화재 사망자들은 불길에 탈출구가 막히면서 작업장에 갇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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