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강탈, 정착촌 확대, 군사 점령과 싸우면서도 삶에서 즐거움 찾는 팔레스타인인들
2023년 여름, 20년 만에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팔레스타인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비단 먼 친척을 만나는 것뿐만이 아니라, 내 조국과 관계를 맺고, 이스라엘의 부당하고 불법적인 점거 아래 살아가고 있는 수백만 팔레스타인 민중의 삶이 어떠한지에 관한 나의 이해를 새로이 하기 위함이었다.
내가 나의 조국에 되돌아가기까지 20년이 걸린 이유를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팔레스타인에 간 것은 대학에 들어가기 전 여름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캐나다에 계신 엄마가 전화를 걸어 팔레스타인에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조카가 내내 팔레스타인에 가자고 졸랐고, 이번 여름에 함께 팔레스타인을 방문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풍경이 상당히 많이 변한 게 우선 눈에 들어왔다. 택시를 타고 야이요스에 있는 친지 집으로 가는 길도 이제는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바뀌었다. 가는 길에 국제법상으로 불법인 이스라엘 정착촌 수십 개를 지나쳤다. 각 정착촌 입구에는 팔레스타인인의 출입을 막고, 정착촌 거주민만 보호하는 이스라엘 검문소가 있었다. 이런 정착촌 대부분이 원래 팔레스타인 마을이나 도시였던 곳에 건물을 지으면서 계속해서 면적을 더 넓히고 있었다. 그리고 정착촌 건설을 촉진하려는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으로 정착촌에 사는 인구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정착촌 사이를 잇는 도로에는 이스라엘 사람만 타는 버스가 많이 다녔고, 히브리어로 이스라엘인에게 이 불법 거주지역에 와서 살라고 장려하는 대형 광고판이 여기저기 보였다.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여기가 실질적으로 팔레스타인의 영토라는 점을 믿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