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회원국 간 의견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의에 불참하는 등 어느 때보다 불협화음이 크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번 인도 회의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G20 정상회의가 출범한 지 15년 만에 공동성명을 내지 못하는 첫 회의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선 진통 끝에 전쟁을 규탄하는 내용의 ‘발리 선언’이란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오는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사상 처음으로 공동성명 없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회원국 간 의견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의에 불참하는 등 어느 때보다 불협화음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시 주석 대신 리창 총리가 회의에 참석한다. 마이클 쿠겔만 윌슨센터 남아시아연구소장은 “시 주석의 대리인은 타협이나 양보를 할 권한이 부족하다”며 “시 주석의 부재로 합의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고 짚었다. 하지만 미·중 관계 악화로 이 구도가 깨지고 있다. 한국·일본·독일 등 G20 내 미국의 동맹·협력국들이 중국과 긴장 관계를 형성하면서 G20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 중국 외교 전문 싱크탱크 카네기차이나의 폴 해넬 디렉터는"지난 10년간 G20 회원국 다수가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며"이는 냉정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발 고금리와 강달러로 인해 자본 이탈과 수출 감소의 고통을 겪어 온 신흥국으로선 미국 주도의 G20 체제에 무조건 동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서방과 중·러 진영 간 파워게임 양상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쿠겔만 소장은 “이번 정상회담이 공동성명 없이 끝나면 이는 서방과 비서방 간 협력의 한계와 진영 간 대립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