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화가 고야의 ‘거인’은 어쩌다 나체거인이 됐나newsvop
지난 9일 ‘윤석열 정부 풍자 작품 강제철거 논란’을 다룬 한 언론의 기사 제목이다. 이날 국회 사무처는 9일부터 13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전시될 예정이었던 ‘굿바이전 인 서울展’ 작품 80여 점을 강제로 철거했다. 다수의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의 나체 그림”이 철거됐다며, ‘나체’를 집중 부각했다. 한 보수언론은 풍자 작품을 두고 진지한 사설로 “증오와 적개심의 배설 수준”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심’을 얻고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서는 김기현 의원도 “저잣거리에서도 하지 않는 저질 표현물 전시회”라고 비판의 열을 올렸다. 전시준비위원회 기자회견문의 표현을 빌리자면 “웃자고 얘기하는데 죽자고 덤비는” 모습이다.
이 풍자 작품은 이구영 작가의 작품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얼굴이 그려져 있어서, 다수의 언론이 기사에서 “윤 대통령의 나체그림”이라고 가장 많이 언급한 작품이기도 하다. 상당수 언론이 작품의 제목이나 맥락에 대한 소개 없이 그림 속 거인의 등이 “나체”라는 것만 소개했다. 이구영 작가는 이 거인의 얼굴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로 바꾸고, 배경을 우리의 일상으로 바꿔 패러디한 셈이다. 13일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이구영 작가는 “그림의 시대적 배경으로 보면, 당시 스페인을 침략한 나폴레옹은 공포였다. 스페인에서는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이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한테는 프랑스군보다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우리의 소중한 가치를 짓밟는 정권이 더 큰 공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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