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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동 골목길에서 큰 길로 꺾어 나가던 영구차를 향해 한 경찰관이 깎듯이 경례를 붙였다. 뒤따르던 내게 울컥 복받치는 게 있었다. 그 순간 닷새 동안이나 참아 왔던 가슴 속의 둑이 더 이상 지탱 못하고 울음으로 터졌다. 내가 대한민국 경찰관에게서 이런 예(禮)를 받아 보기란 생전 처음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그...

그 순간 닷새 동안이나 참아 왔던 가슴 속의 둑이 더 이상 지탱 못하고 울음으로 터졌다. 내가 대한민국 경찰관에게서 이런 예를 받아 보기란 생전 처음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서울 운동장에 이르도록 흐느꼈다. 무엇인가 순수한 것을 대할 때 걷잡을 수 없이 허물어지는 마음 벽의 무너짐이었으리라.남편은 10년 연상이었고 결혼 1주 만에 일제의 학병으로 나갔다.

8·15 뒤에 다시 만나, 큰 아들이 이제 스물일곱이다. 철 없던 3남 2녀가 자라는 동안 온갖 고생을 겪게 했어도 이제는 세인에게서 욕먹지 않을 아버지였다는 것을 그들에게 가르칠 책임만 남게 되었다. 남편이 를 동생이 아닌 타인에게 떠맡기고 난 뒤부터 정치적 문제에 관여하는 동안, 어깨너머 풍월로라도 듣고 보고 배운 체험이 있어서, 5일장에 어린 아들 옆에서 문상을 받을 때마다 남편 사인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를 들었지만 귀를 막았었다.늑대 울음이 들리는 감투봉 밑에서 다음날 새벽까지 칠흑의 깊은 골짜기에 모닥불 피우고 사고 지점서 옮겨졌다는 남편 시체를 지키는 동안 죽은 지 13시간의 남편이 살아 있듯, 마음 속으로 약속했던 것이다. 장례만이라도 소박한 가족의 뜻대로 치루어질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남편에 대한 마지막 내 나름의 정성이고 또한 나의 소원이란 것을, 단 한 번도 남편과 나의 뜻대로 가정인답게 살아 보지 못한 우리 생활은 결혼 1주일부터 연속적인 것이었기에 그의 죽음은 내게 소중한 마지막 기회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비좁아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만 사흘밤이나 멍석과 신문지를 깔고 앉은 골목길에서 밤참은커녕 차 한잔 대접 못한 형편에 제 돈으로 소주병을 사다 까놓고 밤샘을 해 주던 이름도 얼굴도 다 기억 못하는 1백 여 명의 그 청년들에게 어떻게 무어라고 마음을 전하고 갚아드려야 할는 지 알 수가 없다. 죽은 이는 갔건만 끝내 이런 인정과 의리상의 빚까지 내게 남기고 갔다. 그러나 이것을 괴로움이라기보다는 요즘 밤이 새도록 곰곰 다져 보는 장준하의 아내의 긍지라고 자위해 본다. 뻔질나게 옷보따리를 꾸려 가지고 서대문구치소니 안양교도소, 영등포구치소니 옥중 뒷바라지를 할 때마다, 난 한 여인으로서 불행감을 느꼈었고 입술을 깨물며 쓰고 마른침을 삼킨 적이 한두 번 아니었으나, 그러나 영결식장에 모여들어 남편이름으로 만세를 불러 주던 그 환성을 듣고 그런 고생이 그나마 내 생애를 통해 가장 행복했던 순간순간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남편의 이상을 짓밟아 뭉개던 사람들 중의 어떤 이도 다녀갔고, 남편이 못마땅히 여기던 사람들도 절을 하고 갔지만, 망우리 가까운 상봉동 구석 좁은 골목길을 물어 찾아와 준 그 성의를 깨끗한 고마움 그 댓가로 바꿔 생각하기엔 한 인간의 죽음이 너무나 비싼 것이다. 하지만 죽음이란 엄숙한 것임을 다시 배웠다. 뒤늦게라도 모두 고마운 일들이다. 주검을 옆에 놓고 그 앞에서 마지막까지 자신의 전시효과를 생각하는 속마음으로나, 정치와 연결시키려는 눈치로 잘못 봤을 때, 그 때 비로소 남편의 나라 생각 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던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어떤 이는"김희숙만의 남편이 아니라 역사 속의 한 공인" 이라는 말로 위로도 해 주었고, 또 흙이 듬성듬성 덮이는 하관식 끝마당에서 누군가는"민주주의의 한 소절이 묻힌다."는 말로 우릴 울리기도 했으나, 내겐 남편에게 부끄럽지 아니한 아이들을 키울 책임이 더 크게 남은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남편처럼 살라고 가르치기가 이 마당에선 두렵기 짝이 없다. 그도 인간일진대, 왜 다른 정치인 남편이나 아버지와는 달리 어째서 남이 안 하고 주저하는 일을 먼저 나서서 말하고 먼저 시작해서 태극기가 휘날리는 하늘 밑에서도 찬 바닥 옥중에서 고생해야만 했던 것인가.가 버린 남편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내 입으로 다시 말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목사의 아들이고 신학을 했던 그가 법률혼 30년 만인 한 20일 전쯤 천주교의 관면 혼배를 스스로 제안해서 나를 위해 다시 천주교 의식대로 혼례식을 해 준 것이나, 임정의 태극기를 어디에 기증한 것이나, 또 새사람이 된 것처럼 나와 아이들 그리고 관심도 별로 갖지 않았던 친척에게까지도 따뜻이 마음을 써 주었던 3주 정도가 그의 죽음 앞에 있었기에 그 회상이 지금 가슴을 뭉클거리게 한다. 그는 분명 새로운 계획을 가졌던 것 같고, 그래서 집안 일을 한 가지씩 정리했던 것 같다. 남들은 쉬운 말로 그것이 어떤 예감이 아니었을까 라고도 말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아니한 맥 있는 육감이 이 가슴엔 깊이 앙금져 있다. 아니면 더 비참한 죽음을 면케 해 주려고 그를 일찍 불러 간 것일까.옥중에서의 병고가 완치 회복되었다는 주치의의 확언진단이 있었기에 그는 새로운 삶에 뜻을 찾느라 다른 때와 달리 유쾌한 3주간을 살았던 것이고, 그래서 그가 죽을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지 못했었다. 그가 투쟁을 택한 것은 그의 생각이고 그의 판단이며 그의 신념인 이상 아내로서는 무어라 말할 수 없다. 그의 외고집과 비타협이 오늘의 생활에서 산이나 찾게 했고 결국 그것이 죽음으로 그를 떨어뜨린 원인이지만, 이렇게 결판나야 하는 세상이 기가 차는 일 아닌가? 억울할 만큼 남편의 한평생은 늘 핍박받는 투쟁의 불연속선이었기에 가슴이 저린 게 아니라, 남편에게 고통을 주고 그 대신 잘 사는 사람들이 계속 죽은 남편을 바른 역사에서 지워 버리려 할 것이 마음 아프다. 돌베개를 벤 남편에게 솜베개를 배게 하면서 무슨 말을 더 하랴만, 파주군 나자렛 천주교 공동묘지에 눕게 한 것은 고향으로 가는 제일 가까운 길에 있는 송악산이라도 바라보고 누우라고 한 속마음 때문이다.할 말이 없다. 내 그의 곁으로 가게 될 때"당신이 바라던 세상을 뒷사람들이 해 주었으니 이젠 소원 풀었소"하고 말할 수 있게 될는지 모르겠으나, 그러나 나는 믿는다.진심으로 그를 아껴 주던 분과 장례에 보탬을 준 분들과 그리고 여러 가지로 그동안 보살펴 주신 분에게 하나님이 대신 축복해 주실 것을 기도한다. 이 여인의 능력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면서.AD 〈문명전환 종합지〉를 모토로 하여 정신을 이어받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구현하고자 당분간은 계간으로, 그리고 월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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