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어떤 이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단어는 한 브랜드의 정체성을 규정하며 정점에 서서 일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의상 디자인뿐 아니라 브랜드의 개념 설정과 광고 홍보, 모델 및 앰버서더 선정 등을 모두 관할한다. 기존 패션계에서 전체적인 디자인을 총괄하는 사람을 아티스틱 디렉터라 ...
성과만으로 이를 수 없는 '리더'에 오른 여성들에게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에 사회적 울림까지 담겨 있다면, 멋지다. 멋있으면 다 언니다.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어떤 이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단어는 한 브랜드의 정체성을 규정하며 정점에 서서 일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의상 디자인뿐 아니라 브랜드의 개념 설정과 광고 홍보, 모델 및 앰버서더 선정 등을 모두 관할한다.
기존 패션계에서 전체적인 디자인을 총괄하는 사람을 아티스틱 디렉터라 불렀으나, 이들이 맡게 되는 역할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호칭이 등장하게 됐다고 한다. 한마디로, 브랜드의 총감독이다.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남성이다.AD 가방, 신발, 의류 및 액세서리까지 패션 산업은 여성의 소비를 기반으로 함에도 여성이 브랜드를 이끄는 일은 흔치 않다. 보그 비즈니스 인덱스에 오른 럭셔리 브랜드 상위 30개 중 7개 브랜드만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고용하고 있다. 프랑스 오트 쿠튀르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지방시에서 아티스틱 디렉터를 지낸 여성 디자이너가 있다. 1952년 설립된 지방시에서 65년 만에 임명된 첫 여성 아티스틱 디렉터였다. 그 이전에 그는 또 다른 하이엔드 브랜드 끌로에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 유니클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클레어 웨이트 켈러다. 패션업계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고위층은 남성들로 채워져 있었기에, 그녀가 처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았던 2011년"패션계 전체가 술렁일 정도로 큰 이슈"였다고 한다. 55세의 그녀가 여전히 현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대형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는 것은 '멋진 일'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녀가 오래도록 패션계 정점에 서 있는 배경에는 그녀의 손을 잡아 준 세 명의 여성이 있었다고 한다. 는 '유니클로 : C' 컬렉션의 출시 이벤트차 한국을 방문한 클레어 웨이트 켈러를 지난 3일 만났다."학교에 갔다 집에 오면 저녁에 둘러앉아 패턴을 만들기도 했고, 원단을 잘라보기도 했어요. 나중에 디자인 스쿨에서 배웠던 것들을 어린 시절부터 이미 집에서 배웠죠. 제가 좋아하는 걸 미리 알게 된 순간이었어요." 영국의 산업 도시 버밍엄에서 나고 자란 클레어의 첫 기억 중 하나는 어머니가 직접 만든 옷을 핀으로 고정할 때"움직이지마!"라고 외쳤던 것이라고 한다. 부엌 테이블 위에는 재봉틀이, 복도에는 다리미판이 놓여있었다고. 주말이면 도시의 헝겊 시장에 가 옷을 만드는 데 필요한 패턴, 원단, 장식을 사는 것이 어머니의 일상이기도 했다. 그녀의 삶에 옷과 디자인 그리고 패션이 크게 자리 잡을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자란 셈이다.항상 딸의 선택을 존중하고 아낌없이 지원해 주셨어요. 어릴 적에 어머니는 보험회사에서 일했는데, 늘 시간을 쪼개 우리를 돌봐주셨죠. 또 제가 구찌에서 일할 당시 우리 쌍둥이는 6개월이었고 출장이 잦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어머니는 길게는 한 달가량을 함께 머물며 쇼가 끝나는 걸 지켜보셨어요. 일할 때마다 죄책감이 들곤 했지만, 그래서 더욱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패션계는 정말 거친 곳이고, 종종 사람들은 가혹한 말로 당신이 이곳에 맞지 않는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만들어요. 그럴수록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배워왔죠. 제게 대안이 있던 적은 없었어요. "이제는 제가 제 어머니의 역할을 하는 거 같아요. 제 딸이 22살이다 보니, 제가 받았던 도움을 이제 주게 되는, 반대 상황이 된 거 같네요."어머니와의 일상을 기반으로 아트 스쿨에 진학한 클레어는 캘빈 클라인에서 디자이너로서의 인생을 시작한다. 이후 랄프로렌·구찌 등을 거쳐 수석 디자이너를 지냈으며 니트웨어 전문인 스코틀랜드 프링글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그런 그녀에게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처음 제안한 것은, 또 다른 여성 마티 위크스트롬이었다. 그녀는 리치몬트 그룹의 CEO였다."디렉터 리스트에도 오르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던 클레어에게 마티는 물었다고 한다.그녀는 셋째 아이를 임신 중에 있었지만, 그 어떤 것도 장벽으로 작동하지 않았다."그녀가 여성이 아니었다면 그 대화는 완전히 달랐을 거"라고 클레어는 회상했다. "마티는 제가 할 수 있다고 믿으셨던 거 같아요. 또 많은 여성들의 성공을 바란 분이셨기도 해요. 그녀 역시 어린 시절에 누군가가 기회를 줘서 성공했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도 젊은 여성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생각해 오셨다고 해요. 그 기회가 저에게 온 거고요. 끌로에에 갔을 때 가족과 떨어져 지낸 힘들고도 중요한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 굉장히 많은 지지를 보여주셨어요. 여전히 저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어요."그녀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 여성, 메건 마클 서식스 공작 부인이다. 2018년 5월 19일, 영국 잉글랜드 윈저성에 있는 세인트 조지 교회에서 세기의 결혼식이 열렸다.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결혼식을 보기 위해 19억 명이 중계 화면을 시청했다. 세간의 관심은 '메건 마클의 웨딩 드레스를 누가 디자인하느냐'였다. 결혼식 당일, 영국 연방의 53개국을 상징하는 꽃으로 수놓은 5m가량의 베일을 클레어가 매만지는 모습이 중계 되며 클레어의 남편도 그제야 그녀가 공작 부인 드레스 디자이너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야말로"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이었다고. 결혼식 이틀 뒤 진행된 합동 인터뷰에서 클레어는"메건은 제가 영국 여성 디자이너이고, 고전적이고 아름다운 스타일에 뿌리를 둔 지방시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좋아했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드레스 제작에는 엄청난 공력이 투여됐다. 바느질 팀은"흰 드레스의 순수함을 유지하기 위해 30분마다 손을 씻어야 했다"라고 한다. 7번의 미팅은 드레스뿐 아니라 우정도 남겼다. 그 해 12월 영국 패션 어워드에서 클레어는 영국 여성복 디자이너상을 받았고, 서식스 공작 부인이 시상대에 올라 그녀에게 상을 수여했다. 우리는 우리가 입는 옷과 깊은 유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 유대감은 서로를 지지하고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데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으로서 말이죠. 그들의 우정은 진행형이다. 메건은 지난해 10월 에"우리는 여전히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고 있으며, 트렌치 코트와 드레스 등 클레어의 유니클로 제품을 갖고 있다"라고 직접 밝혀 주목 받았다. 보그에 따르면, 메건의 옷장에는 총 9만 파운드의 옷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메건이 99파운드의 유니클로 트렌치 코드를 갖고 있음이 새삼 이목을 끈 것이다.이제, 다른 여성의 성공을 위해 내미는 손 세 여성과 손을 맞잡으며, 클레어는 이 자리에 올랐다. 결코 녹록지 않았다. 패션 업계는 결국 '의자 뺏기 경쟁'을 하고 있다는 클레어는"절대 기차에서 내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말한다. 여전히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숫자가 부족한 것은, 아이를 낳으면 커리어가 막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패션 업계는 여성을 많이 고용하지만, 인생에서 이처럼 중요하고 놀라운 시기에는 여성에게 유리하지 않습니다.자신있게 목소리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여성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목소리를 내주길 바라요. '자신감이 없다면 그걸 가장해라'는 말을 좋아해요. 끊임없이 '난 할 수 있어!'라는 말을 되뇌면서, 자신을 믿어야 해요. 나를 믿기 위해선 그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돼야 합니다. 그건 의지와 집중력의 문제에요.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남겨두지 않기 위해, 그녀는 지방시에서 '3D 아틀리에'를 설립했다. 오트 쿠튀르의 기술을 계승하기 위한 도제 제도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끌로에에서는 숫자의 지형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끌로에는 85%의 직원이 여성이고, 다른 곳에 비해 여성 디렉터의 비율도 높아요. 여성들이 패션계에서 더 큰 역할을 맡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스스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워킹맘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루이비통 부사장 델핀 아르노는"클레어는 항상 자신의 옷이 고객에게 어떻게 보일지 생각합니다. 그녀는 다른 여성들을 위해 디자인하는 여성입니다"라고 말했다."꿈과 이상 사이의 완벽한 균형"이라던 평가는 유니클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유니클로 R&D 총괄 가쓰타 유키히로는"그동안 참 많은 디자이너를 봐왔지만, 클레어는 그 누구보다 여성의 본질에 가까운 옷을 만든다"라고 평했다."당연히 그렇습니다. 이미 네 다섯 명의 여성을 제가 직접 고용했어요. 잠재성이 있음에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분들을 채용하기도 했고, 어떤 때는 젊은 여성을 채용하기도 했어요. 이제 막 데뷔한 여성 디자이너의 멘토 역할을 4년 전부터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디자인과 비즈니스적 요소들을 조화롭게 만들어 성공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고 있어요.""단순히 '버텨라'만으로는 모든 걸 담아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성공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여행도 다니면서 열정을 이어 받으세요. 자신에게 자신감을 심어줘야 해요. 특히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와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구나, 어려움이 있구나'라는 걸 느끼면서 소속감도 느낄 수 있고요. 더불어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며 마음을 채우면 창의적 결과물들이 나올 수 있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계속 영감을 받아야 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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