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중도원(任重道遠), 설상가상(雪上加霜).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지난 3년의 재임 기간을 돌아보며 뽑은 사자성어다. 전반부에는 의견과 경험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서로 존중하고 절충하고 조정하는 아름답고 건전한 토론이 가능했으나, 후반부 들어서는 악의·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삼일대로 나라키움 저동빌동 15층 인권위원장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년의 재임 기간을 돌아보며 뽑은 사자성어다. 전반부에는 의견과 경험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서로 존중하고 절충하고 조정하는 아름답고 건전한 토론이 가능했으나, 후반부 들어서는 악의·적개심·증오가 막말로 튀어나오는 책임감 없는 토론으로 이어지면서 막막했다고 한다. 임무는 막중한데 갈 길은 아득히 멀고, 꽃밭에 눈이 내려 쌓이더니 그 위에 다시 서리가 덮인 형국이었다는 것이다.
송 위원장은 ‘사이다’ 같은 직설화법과는 거리가 멀었다. 인터뷰 질문 하나하나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길고 꼼꼼한 답변을 준비했다. 노란봉투법에 관해서는 헌법재판관 출신답게 법리적인 해석을 상세히 이어나갔다. 인터뷰는 예상 시간의 두 배를 훌쩍 넘겼다. 다음은 일문일답.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삼일대로 나라키움 저동빌동 15층 인권위원장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기 직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1시간가량 가볍게 식사하면서 옛날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와 생각이 같고 다른 건 큰 상관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언론으로 접하는 것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면, 기존 인권위에서 밝혀온 입장과 그분의 개인적 소신, 신앙심이 가리키는 방향이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임명된다면 개인적 신앙심과 인권위가 추구하는 보편적 인권을 어떻게 잘 조화롭게 조정해 나가실지가 한 편으로 궁금하다.
또한 전통적인 자유권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인권침해 문제와 별개로 종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인권 문제들이 부각되는 경우가 있었다. 여기에 인권위가 발 빠르게 문제의식을 느끼고 대처해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경우가 크게 4가지가 있었는데 △기후위기와 인권 문제 △신기술의 발달과 지능정보 사회의 전개에 따른 인권 문제 △사회적 재난 참사와 관련한 인권 문제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의 노인 인권문제다. 이 분야에서 인권위가 선두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부한다. 실시간 원격 얼굴인식 기술의 인권 침해적 성격을 지적하며 당분간 도입·활용을 자제하라고 한 것이 한 예가 되겠다.”“인권위 업무수행 그 자체에 대해서는 독립성이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고, 특별한 장애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 부분이 실질적으로 뒷받침되기 위해서는 조직·예산·회계 측면에서도 독립적인 지위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제 의견은 전혀 다르다. 행정법원 판결을 누구보다도 꼼꼼히 읽었다. 행정법원 재판부가 이 문제를 아주 쉽게, 그냥 범상한 여러 사건 중에 하나처럼 가볍게 생각하고 한 것이 아니다. 인권위 내부에서 소위원회 정족수에 대해서 쌍방이 한 각각의 주장을 대등하게 다 판단자료로 제공했다. 그것을 꼼꼼하게 검토하셔서 결론뿐만 아니라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굉장히 성의있게, 법리적으로 흠을 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잘 판단해 주었다. 그래서 애당초 다른 의견을 표시했던 위원님 중에서도 ‘이 판결문이 잘 논점을 정리해서 승복하지 않을 수 없구나’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런데 정반대로 형편없는 판결이라고 혹평해서 어떤 근거로 그런 건지 궁금할 정도다.”― 재임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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