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일 12시간씩 일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책 마련해야”…산재 신청 예고도
남소연 기자 nsy@vop.co.kr1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지난 10일 사망한 쿠팡 기사 고 오승용 씨의 유족이 기자회견을 갖고"쿠팡은 제대로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2025.11.14 ⓒ뉴스1오 씨 유가족은 이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는 최악의 과로 노동에 내몰아 왔던 쿠팡의 잘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쿠팡 제주1캠프에서 새벽배송을 해 온 오 씨는 지난 10일 오전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같은 날 오후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오 씨의 사고를 졸음운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시 오 씨는 부친의 장례를 막 치르고 난 뒤였다. 그는 5일 연속으로 새벽배송을 하던 중 부친의 임종 소식을 듣게 됐고, 이후에도 4시간가량 더 일해야 했다. 5일부터 7일까지 장례를 치른 뒤에도 쉴 수 있는 날은 단 하루에 불과했다. 장례 마지막 날인 7일 대리점 관계자는 “오늘까지 쉬고 내일 출근할 거야?”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오 씨는 “내일까지만 부탁드린다. 아버지상이라 힘드네요”라고 답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장례 후 이틀간 휴무를 요청했으나, 대리점에서 거절했다고 한다. 오 씨는 지난 4월에도 한 차례 휴무를 요청했지만, 이때도 거부당했다. 대리점 관계자는 “안 됩니다. 원하시는 대로 하시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셔야 할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고인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답장을 보내야 했다.주 6일간 연속적, 고정적으로 새벽배송 업무를 해온 고인의 하루 노동시간은 11시 30분으로, 주 평균 노동시간은 69시간으로 조사됐다.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의 시간은 30%를 가산하는 법적 과로사 인정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고인의 노동시간은 83.4시간으로 늘어난다. 고인이 속해 있던 대리점에는 주 6일 근무가 만연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리점 관리자가 올리는 근무표를 보면, 대부분의 택배노동자들이 주 6일 연속 근무했으며 심지어는 다른 택배노동자의 경우에는 7일 연속으로 근무한 사례도 많았다. 쿠팡의 택배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그간 택배노동자의 휴무 보장을 위해 대리점과의 계약 단계에서부터 백업 인력을 확보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홍보해 왔지만, 이 대리점의 근무표를 보면 백업 기사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인이 부친의 장례에도 단 하루만 쉴 수밖에 없었던 이유 역시 부족한 인력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노조는 보고 있다. 오 씨 유가족은 “일주일에 6일을 계속 밤마다 12시간씩 일해야 했고, 아버지의 임종도 보지 못한 채 장례를 책임져야만 했다. 그리고 장례를 치르고 충분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일하러 나갔다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며 “지금이라도 쿠팡 대표는 과로로 숨진 승용이의 영정과 유가족 앞에 직접 와서 사죄해 달라”고 호소했다.유가족은 “다시는 우리 사회에 출근했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가족이 더 이상 생기지 않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산재 신청을 진행할 것이고, 쿠팡의 책임 있는 태도가 나올 때까지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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