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과 그리고 딸과…가족신문 만든 조영헌 고려대 교수1984년에 '비둘기집' 발행온 가족 둘러앉아 편집회의출생 등 대소사 상세히 기록'신문 제작 과정 자체가 추억'한옥마을 타임캡슐에 보관도'평범한 한 가족의 삶이지만기록의 중요성 알리고 싶어'
한옥마을 타임캡슐에 보관도기록의 중요성 알리고 싶어" "코로나19 이후 휴간 중이지만 '종간'은 없습니다. 딸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복간하겠다고 열의를 보이고 있으니, 조만간 다시 발행되지 않을까 합니다." 따사로운 4월의 봄날, 창녕 조씨 3대가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을 찾았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부터 한참 종이신문 예찬론을 펴던 조영헌 고려대 역사학과 교수는"이번 매일경제 인터뷰를 계기로 '호외' 같은 특별판 신문을 내봐야겠다"면서 웃었다.
무려 35년간 가족신문을 만들어온 발행인이자 편집인다웠다. 옆에서 함께 걷던 부친 조의현 씨와 딸 조수하 씨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1984년부터 2019년까지 '비둘기집'이라는 가족신문을 발행해왔다. 창간일은 1984년 5월 25일로 조 교수가 초등학교 6학년, 둘째 아들 조영한 씨가 4학년이던 때다. 부친인 조의현 씨는"둘째 아이 학급신문 만드는 것을 도와주다가 우리도 가족신문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면서"문필가 집안답게 30년 넘게 꾸준히 신문을 발행했다는 것이 참 자랑스럽다. 두 아들 모두 교수가 된 것도 가족신문 덕분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비둘기집은 초기 몇 년간 매달 발행됐고 이후에는 두 달에 한 번, 네 달에 한 번으로 줄었지만 '가문의 역사'를 기록한 생생한 사료로 남았다. 자녀 조수하 씨와 조수근 씨의 삶은 임신 확인부터 대학 입학 때까지 애정 가득한 아버지 조 교수의 눈으로 상세히 기록됐다. 35년간 총 259호가 발행된 비둘기집은 조 교수에게도 젊은 날의 타임캡슐이자 그 시절로 돌아가는 타임머신 같은 존재다. 조 교수는"어린 마음에 공부와 병행하기 힘들 때도 있었지만, 가족신문을 꾸준히 만든 것이 제가 역사학자가 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비둘기집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한옥마을에 있는 '서울 정도 600주년 타임캡슐'에 보관됐다. 창간 10주년이던 1994년의 일이다. 이 소식은 1994년 12월 25일자 비둘기집 125호에 보도됐다. 이들 가족의 일상은 2394년 11월 29일 후손들에게 공개된다. 조의현 씨는"평범한 한 가족의 삶이지만, 후손들이 '기록이란 이렇게 중요한 것이구나'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면서"매경 독자님들도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 꼭 가족신문을 만들어보시라"고 추천했다. 조의현 씨는 50년 넘게 신문을 읽어온 마니아다. 그는"대림에 임원으로 있을 때는 매경을 참 열심히 읽었다. 요즘도 아침에 눈을 뜨면 첫 일과가 30분간 신문을 읽는 일인데, 평생 신문과 함께해왔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수하 씨도"어릴 적부터 여러 신문을 읽고 직접 가족신문 기사도 쓰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해력과 문장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했다. 20대에게도 종이신문과 가족신문은 여전히 유용할까. 조수하 씨는"가족들이 다같이 모여서 어떤 기사를 넣을지 편집회의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추억이 쌓이고 유대감이 커진다. 글쓰기 능력과 창의적인 사고력도 증진시킬 수 있으니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조 교수에게 역대 비둘기집 3대 뉴스를 뽑아달라고 했다. 본인이 중고등학교 시절 가족신문으로 방송에 보도된 것, 동생과 같은 해에 대학에 입학한 것, 1998년 결혼해 두 남매의 출생과 어린 시절을 기록한 것을 꼽았다. 가족신문의 의미를 설명하던 그는 얼마전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열린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라는 전시를 소개했다. 조선 시대 문인 오희문이 임진왜란 전후로 쓴 10년치 일기 '쇄미록'을 근거로 한 전시다. 조 교수는"400년 전 선조들이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 살아갔던 일기를 통해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깨달음을 얻었듯, 우리 가족신문을 보는 400년 후 후손들도 이 평범한 진리에서 살아갈 힘을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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