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의 히,스토리] 친일파의 재산 - 김용제
세종대왕은 서문에서"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라고 말했다. 이 나랏말쌈은 중국뿐 아니라 일본과도 당연히 달랐지만, 일본제국주의는 한국인들에게 일본어를 강요했다. 그들의 용어로 하면 '국어 상용화' 정책을 강제한 것이다.2019년에 제83집에 수록된 송숙정 중원대 연구교수의 논문 '일본이 식민지에서 자행한 국어 상용화 정책에 관한 일고찰'에 조선총독부의 1942년 자료인 가 인용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징병제 실시 계획이 발표된 1942년에 한국인 징병 적령자 21만 4229명 중에서 일본어를 해득할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24%인 5만 1959명이었다.
이 일에 앞장선 대표적 친일파가 김용제다. 지금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가 얼마나 많은 친일을 했는가는 페이지 숫자로도 증명된다. 제4-3권 김용제 편과 제1권 김용제 편의 분량은 평균을 훨씬 상회한다.전 3권으로 구성된 은 친일파 4389명에게 1인당 0.63쪽을 할애한다. 그런데 김용제에게는 6쪽이 배당됐다. 이 정도면 김용제가 범상치 않은 친일파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가 얼마나 '애국자'이며 얼마나 '국어'를 사랑했는지를 느낄 수 있다. 그의 나랏말쌈은 '듕귁'뿐 아니라 '조센'과도 달랐던 것이다.김용제가 일본어 상용화의 대표적 인물이라는 점은 이 분야 최초의 총독상 수상자라는 사실에서도 나타난다.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1943년 3월 21일자 에 실린 '반도 문단의 영예인 총독의 국어문학상 - 김촌용제 씨의 으로 결정 추천'이라는 기사는 그가 제1회 국어문예총독상 수상자임을 알려준다.
그는 의지만 강했던 게 아니라 의식도 건전했다. 전 세계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제국주의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갖고 있었다. 배달 일 등을 하며 고학을 하다가 1929년에 주오대학 법과에 입학한 뒤 곧바로 중퇴한 그는 문학적 재능을 제국주의 비판에 활용했다. 5년간의 고초는 그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귀국 이듬해인 1938년 7월, 그는 일본 군국주의 단체인 동아연맹의 간사가 됐다. 군국주의 단체의 회원도 아니고 간사가 된 것은 이 시기의 그가 일본이 볼 때 믿음직한 인물이 되어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는 일반적인 문인들과 달리 친일 조직의 실무자로도 왕성하게 활약했다. 국민문화연구소 이사 겸 출판부장, 동양지광사 사업부장·편집부장, 조선문인협회 상무, 총독부 학무국 파견원 등등의 경력을 남겼다. 일본을 위해 글도 많이 쓰고 각종 단체의 실무도 왕성하게 처리했으니, 친일 재산도 그만큼 축적했으리라 볼 수 있다. 고학 시절의 생활력이 친일에도 반영된 것이다.
United States Latest News, United States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탈탄소는 이념 아닌 돈 문제…미래 세대 위한 투자”[주간경향] 온실가스로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미세먼지로 건강에도 좋지 않은 화력발전의 생명력...
Read more »
친일파 홍은동 땅 8400평 국고환수 실패…대법 판결 배경은 - 매일경제itemprop=description content=이해승 후손 상대로 낸 소송서 정부 패소 대법원 “정당한 대가를 주고 취득했다”
Read more »
'퇴근길에 노동 상담 받으세요'...전철역 14곳서 무료 상담[앵커]임금이나 직장 내 괴롭힘 같은 노무 관련 고민거리가 있어도 일과시간에 따로 시간을 내 상담을 받는 건 여간 쉽지 않은 일인데요.경기도가 퇴근길 가까...
Read more »
'그간 안 좋은 모습 보여 부담 컸다'…더는 비난받고 싶지 않은 강백호강백호는 24세 이하 혹은 프로 4년 차 이하 선수 위주로 꾸려진 이번 대표팀에 어김없이 승선했다. 그런 강백호가 처음으로 승리에 '제대로' 기여한 건 결승 진출을 확정한 6일 중국전이다. '한국의 결승 진출'과 '홈런 포함 3안타 경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도 활짝 웃지 않았다. - 2022항저우,강백호,야구대표팀,금메달,류중일호,아시안게임
Read more »
'격주 주4일제’에 급여 인상 제안에도…포스코 임단협 교섭 결렬지난 8월 23일 교섭 결렬로 한 달간 대화가 중단된 이후 다시 진행한 교섭에서도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이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8월 말까지 20차례에 걸쳐 회사 측과 임단협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영업이익 흑자 시 성과금 800%(직원 1인당 약 2500만원)를 별도로 매년 안정적으로
Read more »
제2의 검정고무신 사태 막는다... 저작권법률지원센터 개소'제2의 검정고무신 사태'를 막기 위한 이른바 '검정고무신 법률센터'가 17일 문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박 장관은 ''검정고무신 법률센터'는 저작권에 익숙하지 않은 MZ세대 신진 작가들이 저작권 계약과 관련해 독소 조항에 걸리지 않았는지 면밀히 추적하고, 이를 시정·구제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법률지원센터는 예술인 복지재단의 예술인 신문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공정상생센터,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만화인 헬프데스크, 저작권보호원 등 장르별로 분산됐던 저작권 법률지원 기능을 총괄한다. - 검정고무신,검정고무신 법률센터,저작권법률지원센터 개소식,만화 검정고무신,저작권법률지원센터,이우영 작가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