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팟인터뷰] 15일 전국 의대교수 사직 결정 앞두고 심경토로... "정치적 이득 위해 전공의 아랑곳 않는 정부 황당"
"제약회사로 이직을 고민해 봐야 할 듯. 더 이상 나이가 들기 전에."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연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근 정부의 의대 증원과 관련해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이재갑 교수는 코로나19를 비롯해 감염병 사태 때 최일선에서 활동해온 의료 전문가다. 페이스북에는"환자들에게 힘이 되어달라"라며 그를 만류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그는 13일 와의 전화 인터뷰에서"전공의 면허가 정지되거나 사법 처리 되는 상황이 온다면, 의사 말고 의사로서 할 수 있는 다른 직업을 찾으려 한다.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한 교수가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들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라면서 착잡한 목소리로 의견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나는 20~30년을 환자들 덕분에 먹고 살았던 사람"이라며"병원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러니까 이 말은 '여기서 제발 좀 멈추라'는 의미인 거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재갑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상황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의대 증원은 의료계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임에도, 대응하는 주체는 주로 전공의와 의대생이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데에는 기성세대, 정치권만이 아니라 기성세대 의사들의 책임이 있음에도 피해는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다음주부터 피해가 본격화된다면 교수로서 제자들에게 무얼 해줄 수 있겠나." "의대 증원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내 새끼이지 않나. 깊은 무기력감을 느낀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병원에서 환자를 보면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끔 해서 전공의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지 않도록 일하는 것 외에는 없다. 차라리 기성세대가 정부와 협의해서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 방안을 사전에 논의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적어도 이런 상황까지는 안 오지 않았을까? 정부가 정치적인 이득을 좇기 위해 전공의나 의대생의 희생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 황당하다.""학생들은 거의 나오지 않고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극소수만 수업을 듣는 상황이다. 수업을 한 명이라도 듣는다면 진행돼야 하니, 지금도 수업은 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학생들이 수업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복귀했을 때 수업을 어떻게 보충할지는 고민 중이다." "개별 의대마다 이제 막 고민이 시작된 단계로, 한림대의 경우에는 병원이 5개라 곳곳에 흩어져있기 때문에 아직 전체 교수들이 모인 적은 없다. 다만 한림대 내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교수들이 모일 준비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 정도는 교환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교수들은 당혹감을 호소한다. '우리라도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뭔가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니냐', '뭐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한다. 나 또한 당장 전공의 면허가 정지되거나 사법처리 되는 상황이 온다면, 의사 말고 의사로서 할 수 있는 다른 직업을 찾으려 한다.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한 교수가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들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서울대 교수들이 낸 몇 가지 의견이 전국 의대 교수들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본다. 서울대 교수들 역시 제자들이 피해를 입는 부분에서 교수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한 것이니까.""한국의 의료 문제가 의사 수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건 일반 국민들도 모두 인지하고 있다.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을 개선시킬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그 일환으로 의사를 몇 명 늘릴지 논의해야 하는데, 정부는 아무 것도 바꾸지 않고 의사 수만 늘리겠다고 한다. 의사 증원이 의료 개혁의 하나의 도구처럼 사용돼야지, 증원이 전부인 것처럼 말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정부 정책이 황당한 게 R&D 예산 삭감도 일단 깎고 지켜보자는 식이다. 예산을 1년 깎으면 후유증이 1년, 아닌 몇 년을 간다. 의대 증원도 마찬가지다. 만일 이 여파로 의료계를 떠나는 이들이 나타나면서 의대 졸업생이 1년간 안 나오는 상황까지 간다면, 10년 이상의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조율되지 않은 정책으로 인해 인력 양성 과정이 운영되는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근무하는 동안 환자들에 대해 의무를 다하겠다. 그러나 제자들이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선배 된 입장에서 그걸 마주할 면목이 없다. 돌아오는 학생들도 돌아온 대로 상처고, 떠나면 떠난 대로 상처다. 그걸 보면서 근무할 자신이 있는지 고민이다. 그럴 바에는 제약회사로 옮기거나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하지 않나, 자괴감이 든다. 내가 환자를 떠나고 싶겠나? 나는 20~30년을 환자들 덕분에 먹고 살았던 사람이다. 병원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러니까 이 말은 '여기서 제발 좀 멈추라'는 의미인 거다.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지고, 여기 있어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될 그날이 너무나도 두렵다." "그때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돼 어쩔 수 없이 정부의 의대 증원 안이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정부와 의료계 간 의정협의체를 통해 협의라도 하면서 최악은 막으려 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의사 사회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2000명이라는 숫자를 제시해놓고 퇴로를 막은 채 끝까지 밀어붙이면서 압박한다. 출구 전략이라도 만들어서 협상을 하든지, 협상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물밑 대화를 통해서라도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지금은 만나지도 않는다. 전공의 면허 정지 등의 처분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왔음에도 설득 가능한 안을 들고 나오기는커녕 '2000명 수용 안 하면 끝'이라고 나오는데 누가 정부와 만나주겠나.""어떤 영역이든 현장에 있는 당사자의 의견, 정부의 정책적인 의지, 전문가의 의견 등을 통해 논의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분명 의사도, 정부도 양보해야 할 부분이 생길 거다. 그래야 파국으로 가는 길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현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전공의와 의대생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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