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미세먼지 저감장치 망가진 채 5년째 가동
현대제철 충남 당진제철소 전경. 자료사진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 대량 배출 사업장으로 꼽히는 현대제철이 미세먼지 유발 물질로 알려진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저감장치가 망가진 채 5년째 당진공장을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제철은 오염물질 배출량 급증의 원인으로 ‘설비 증가’를 주장해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다. 해당 저감 설비는 2020년에야 교체 완료될 예정이어서 그때까지 허용치 이상의 오염물질이 계속 배출될 것으로 우려된다.
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현대제철이 2014년부터 최근까지 충남도에 제출한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 ‘자체 개선 계획서’와 ‘개선 완료 보고서’ 등 20건의 문서를 입수해 살펴본 결과를 28일 종합하면, 이 가운데 12건이 ‘활성탄 흡착탑’ 문제를 다룬 것이었다. 활성탄 흡착탑이란 활성탄을 ‘필터’처럼 사용하는 탑 형태의 저감 설비다. 1·2차로 전기집진기와 여과집진기가 먼지를 제거하면, 3차로 흡착탑이 황산화물 95%와 질소산화물 82%를 제거한다. 흡착탑은 당진공장 소결로 1~3번에 각각 한개씩 모두 3개 설치돼 있다. 흡착탑에 처음 문제가 생긴 것은 2014년이다. 현대제철은 2번 소결로 흡착탑 내부에 ‘핫스폿’이 생겨 화재가 우려된다며 2014년 9월부터 보수공사를 하겠다고 충남도에 통보했다. 2015년 4월5일에는 1번 소결로 흡착탑에서 불이 났고 허용치 이상의 질소산화물이 대기로 배출되기 시작됐다. 2·3번 흡착탑에서도 2015년 최대 온도가 600도까지 솟구치는 일이 연쇄적으로 벌어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티에프를 꾸려 원인 파악과 해결에 매달렸지만 정확한 핫스폿 발생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핫스폿 발생으로 1번 흡착탑은 2015년 4월부터 179일간, 2번은 2015년 10월부터 9개월간, 3번은 2015년 5월부터 1년간 보수공사가 이어졌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공사 기간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이 각각 평균 200ppm 농도로 배출될 것”이라고 충남도에 통보했다.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이 정한 당시 허용 농도는 각각 130ppm, 120ppm이다. 현대제철은 보수공사를 포기하고 설비 교체를 ‘결정’하기까지만 2년여가 걸렸다. 일본 업체가 투입돼 “활성탄 배출부 구조가 복잡해 막힘이 불가피하고 막힘·축열로 설비 열화와 화재가 반복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외부 진단을 내린 뒤다. 현대제철은 2017년 7월 외부 진단 결과를 충남도에 보고하고, 흡착탑 1·2번을 2019년 6월30일까지 새로운 방식의 탈질·탈황 설비 ‘에스시아르’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3번 흡착탑은 2018년 10월 철거를 시작해 2020년 10월까지 교체를 끝내겠다고 했다. 3개 공사 비용은 총 4326억원이 들어간다. 해당 기간 황산화물은 평균 150~90ppm, 질소산화물은 160~90ppm으로 배출될 수 있다고 다시 통보됐다. 2년간 버틴 결과는 참혹하다. 굴뚝자동측정기기 집계 결과, 2013년 1만1230톤이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016년 2만3477톤, 2017년 2만1849톤으로 2배 가까이 치솟았다. 법정 허용치 초과 배출 건수는 2015년 1만4520번, 2016년은 3915번에 이르렀다. 더 큰 문제는 현대제철과 충남도가 이런 사실을 지역 주민에게 알리지 않고 속이거나 감추는 데 급급했다는 점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1일 낸 보도자료에서 오염물질 배출량 증가에 대해 “2010년 1·2고로 가동에 이어 2013년 3고로 준공, 2015년 현대하이스코 합병 및 특수강 준공 등으로 생산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거짓 주장을 늘어놨다. “2018년 2만3300톤인 배출량을 2021년까지 1만6천톤으로 줄이기 위해 환경 개선에 5300억원을 투자한다”고도 밝혔는데, 5300억원 가운데 4600억원은 흡착탑 철거 및 설비 교체 비용으로 확인됐다. 고장 설비 교체 비용을 새로운 ‘환경 투자’처럼 속인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정상화가 원활하지 못해 교체라는 결정을 내렸다. 교체 기간에는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저질소탄 투입, 생산량 조절, 설비 추가 등의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결공장 중단으로 고로로 장기간 원료를 공급하지 못할 경우 용광로를 폐기하고 재건설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충남도에 설비 재건설 기간 행정처분 유예를 신청하고 소결공장을 계속 가동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이 지난 1일 낸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50% 줄인다’ 보도자료. 현대제철은 보도자료에서 “설비 증설과 합병을 통한 외형확대로 2013년 1만1230톤이었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2018년 2만3292톤으로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배출량 급증 주요 원인은 오염물질 저감설비 고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도는 5년째 현대제철 쪽 계획서만 받아보며 사태 해결을 기다렸다. 대기환경보전법 34조에 따라 배출허용 기준을 계속 초과하는 사업자에 지방자치단체는 조업정지를 명할 수 있었지만 충남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징수한 부과금 규모도 2015년 9억7506만원, 2016년 5억7992만원, 2017년 308만원, 2018년 982만원 등 모두 15억6788만원에 그쳤다. 사태 해결이 늦어지자 2017년 2월 ‘경고’ 처분을 내리긴 했지만 형식적 처분일 뿐 오염물질 저감의 실효성은 없었다. 도리어 충남도와 당진시, 현대제철은 2017년 2월 ‘현대제철이 4600억원을 투자해 당진공장 대기오염물질을 2016년 대비 40% 줄이기로 했다’는 업무협약을 발표하며 각자 홍보에 활용하기까지 했다. 발표 내용에 4600억원은 고장 난 흡착탑 교체 비용이란 핵심 내용은 빠져 있었다. 게다가 저감 기준 시기인 2016년은 배출량이 최고조에 달했던 때라 40%를 줄여도 고장 이전인 2014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법에 따라 부과금을 매기고 개선 계획서를 수리함으로써 오염물질을 저감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후원하기 응원해주세요, 더 깊고 알찬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진실을 알리고 평화를 지키는 데 소중히 쓰겠습니다. 응원합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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