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의회가 사상 처음으로 푸에르토리코가 스스로 정치적 지위를 결정짓는 것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2021년 3월2일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미 의회의사당 앞에서 한 여성이 푸에르토리코 깃발을 흔들고 있다. 미국 하원은 15일 푸에르토리코인들이 국민투표를 통해 푸에르토리코의 법적 지위를 결정지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AP연합뉴스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15일 ‘푸에르토리코 지위법’을 찬성 233표, 반대 191표로 통과시켰다. 내년 11월에 푸에르토리코인들이 국민투표를 통해 제 손으로 푸에르토리코의 법적 지위를 결정지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인들은 투표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독립하거나, 미국의 51번째 주로 승인받거나, 미국과 자유 결사 조약을 체결한 뒤 독립국으로 승인받을 것인지를 고를 수 있게 된다. 현재 지위인 ‘미국령’은 선택지에 포함되지 않는다.
카리브해에 있는 섬나라 푸에르토리코의 법적 지위는 모호하다. 과거 스페인 식민지였던 푸에르토리코는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 미국 영토로 편입됐다. 하지만 미국의 정식 주가 아닌 일종의 자치령인 ‘미국령’이 되면서 푸에르토리코인들은 미국 시민권자임에도 불구하고 차별 대우를 받게 됐다. 예컨대 푸에르토리코인들은 미국 시민으로 인정받고 외국에 나갈 때도 미국 여권을 쓰지만, 미국 대선에는 참여할 수 없다. 또 푸에르토리코인들은 직접 뽑은 대표를 연방 하원에 보내고 있지만, 해당 대표는 연방 하원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 정식 주가 아니라 연방 상원의원도 없다. 올해 초 미 대법원은 푸에르토리코인들이 다른 주에 사는 시민들과 똑같은 연방 복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푸에르토리코인들은 자신들이 스페인에 이어 미국으로부터 두 번째 ‘식민 통치’를 받고 있다고 여길 정도로 차별에 대한 서러움이 크다. 푸에르토리코계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통과한 법안이 푸에르토리코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분수령 같은 순간”이라며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가장 오래된 식민지이며, 오늘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식민 세력으로서의 역할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에르토리코 지위법은 상원에서 가로막힐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들은 진단했다. 우선 미국 연방의회 임기는 내년 1월3일에 종료되는데, 연말연시 휴회까지 앞두고 있어 현재 상원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할 시간이 촉박하다. 또 해당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기 위해선 적어도 60표가 필요한데, 푸에르토리코의 독립을 꾸준히 반대해온 공화당이 10표나 줄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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