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자고 싸고... 모든 게 달라지는 이곳, 제 일터입니다 노가다 스리잘 화장실낙서 나재필 기자
사실 막노동의 민낯을 드러낼 때 이 부분이 가장 불편하다. 내가 일하는 대기업 공사현장은 일반 현장과 달리 안전하고 합리적인데, '먹고, 자고, 싸는' 방식만큼은 똑같다. 원초적이고 적나라하다.보통은 소속 업체에서 지정해준 식당 두세 곳에서 장부에 사인한 후 먹거나, 식권을 받아 이용한다. 두 끼나 세 끼를 준다.
이 때문인지 반찬을 고민한 흔적들이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집이라고 해도 반복해 먹다 보면 물리기 마련이어서 함바집을 한 곳만 다니지 않는다. 이럴 땐 식권 한 장을 가지고 빵 한 개-음료와 교환해서 먹기도 한다. 심지어 화장실 지척에 자리를 틀고도 먹는데 입과 입-출이 혼재된 장소여서 만감이 교차하는 식사다. 노동자들에게 바닥은 단순히 '장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바닥은 일터이자 쉼터이기도 하고, 때론 먹고 자는 곳이 되기도 한다. 인생 밑바닥이 아니라 일상 언저리서 만나는 밑동이다.간혹 실내가 아닌 야외 작업장에 나갈 때도 있는데, 이런 날의 점심은 평상시보다 특별하다. 보통 컵라면을 먹지만 이곳에선 라면을 직접 끓여 먹는다. 레시피는 따로 필요 없다. 어묵을 뭉텅뭉텅 썰어 넣고, 파를 가위로 어슷하게 잘라 넣으면 끝이다.
여기엔 저속한 조롱이 맞춤법도 틀린 채 희화화된다. 물론 정치인을 씹거나 업체, 동료를 비난하는 내용도 있다. 누군가는 낙서를 하고, 누군가는 댓글을 달고, 누군가는 두 사람을 욕하고, 누군가는 덧칠해 지운다. 지성의 그루터기가 유치했던 옛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육체 속 오물을 배설하면서 비뚤어진 자아까지 배설하는 이 도발은 군상 중 극소수의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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