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의 '대학 원서 논란'이 미국 사회에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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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 정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조란 맘다니다. 몇 달 전만 해도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34세 무슬림 청년 맘다니는 무상보육과 공영버스, 최저임금 인상, 부유층 증세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워 고물가에 신음하는 뉴욕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민주당의 뉴욕시장 후보가 됐다. 진보 진영의 환...

몇 달 전만 해도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34세 무슬림 청년 맘다니는 무상보육과 공영버스, 최저임금 인상, 부유층 증세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워 고물가에 신음하는 뉴욕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민주당의 뉴욕시장 후보가 됐다.AD 2009년 뉴욕에 있는 아이비리그 명문 컬럼비아대를 지원한 맘다니가 입학원서에서 하나만 고르게 되어 있는 인종에 '아시아인'과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둘 다 체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추가 정보에 '우간다'라고 적었다. 맘다니의 입학원서는 익명의 제보자가 해킹으로 빼낸 자료를 건네받은 가 처음 보도했다. 맘다니는 우간다에서 인도계 우간다인 아버지와 인도계 미국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다. 우간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잠시 살았던 그는 7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고, 2018년이 되어서야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을 정도로 성장 배경이 다양하다. 이쯤 되면 입학원서에 왜 그렇게 체크했는지 이해될 법하지만, 경쟁 후보들과 보수 진영은 맘다니가 명문대 입학을 위해 소수인종 우대 정책을 '악용'했다고 공격에 나섰다. 맘다니는 NYT 인터뷰에서"대부분의 대학 지원서에는 인도계 우간다인을 위한 칸이 없어서, 저의 배경을 모두 보여주기 위해 여러 칸에 체크했다"라며"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컬럼비아대에 불합격했으며, 다른 대학에 지원할 때도 입학원서에 똑같이 체크했다고 덧붙였다.맘다니 약점 찾던 보수 진영"속임수 썼다" 맹비난 맘다니의 높은 지지율을 어떻게든 끌어내려야 하는 경쟁 후보들은 즉각 공세를 퍼부었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에릭 애덤스 현 시장은"올바른 방법으로 대학에 진학한 모든 학생에 대한 모욕"이라고 규정했다. 흑인 경찰 출신인 애덤스 시장은"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정체성은 대학 진학을 위해 편의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역사이자 투쟁이며, 살아온 경험으로 누군가 이를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것은 매우 모욕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애덤스 선거캠프는 별도의 성명을 내고 컬럼비아대가 모든 관련 입학 자료를 공개하고 감사에 착수할 것을 요구하며"맘다니의 행동은 입학 자격을 갖춘 다른 아프리카계 미국인 지원자의 기회를 빼앗으려는 사기일 가능성이 있고, 체계적인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 마련한 정책을 오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예비선거에서 맘다니한테 패했던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도"이 문제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라며"만약 사실이라면 사기일 수 있고,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폭스뉴스 진행자 그렉 거트펠드는"맘다니는 억압받았다고 주장하면 특혜를 받는다는 것을 알고 거짓된 불리함을 이용해 속임수를 썼다"라며"그는 흑인 신분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이비리그 입학이라는 험난한 길을 뚫어줄 것으로 여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맘다니의 부모는 둘 다 인도계이고, 따라서 그도 인도계"라면서"우간다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흑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엄마가 타코벨에서 산통을 겪었다고 히스패닉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비꼬았다. 반면에 진보 진영은 이 문제가 뉴욕시장 선거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정치적 의도를 가진 공격이라고 맞섰다. 민주당 소속 뉴욕주 의원 파라 수프란트 포레스트는 소셜미디어에"뉴욕시 유권자들은 물가와 집값에 관심이 있으며, 맘다니의 대학 입학원서에는 신경도 안 쓴다"라고 적었다. 미 의회전문매체 은 칼럼을 통해"이 문제로 맘다니를 비판하는 것은 너무 위선적"이라며"맘다니는 당시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해 애쓰던 17살 학생이었고, 입학원서에 자신이 흑인이라고 체크하는 것이 유리하다면 그의 결정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옹호했다. 또한"우리도 맘다니였다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맘다니가 당시에도 정치인이었던 것처럼 그를 판단하려는 시도는 어리석은 전제이며, 무엇보다 보수 진영이 불공정하다고 비판하는 소수인종 특혜에 전략적으로 대응한 소년을 왜 공격하느냐"라고 맞섰다.진보 진영은 NYT의 보도 행태도 문제 삼았다. 컬럼비아대 입학처를 해킹한 자료로 기사를 작성한 것이 보도 윤리에 어긋날 뿐더러, 작년 여름에 이란 해커들이 빼낸 JD 밴스 미국 부통령 관련 자료의 보도를 거부했던 NYT가 이중잣대를 들이댔다는 것이다. 더구나 해커로부터 맘다니의 입학원서를 건네받아 NYT에 중개한 이가 백인 우월주의를 주장하는 인물이라고 알려지기도 해 논란에 더 불을 지폈다. 영국 은"해킹하거나 훔친 자료를 보도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언론계에서 상당한 논쟁의 대상"이라며"NYT의 이 기사는 출처, 보도 가치 등과 관련해 심각한 윤리적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라고 지적했다. NYT 부편집장 패트릭 힐리는 성명을 내고"저희 기자들은 맘다니의 컬럼비아대 입학 원서를 입수해 그의 선거캠프에 가져갔다"라며"저희는 보도 가치가 있는 제보를 받을 때마다 취재원을 통해 직접 확인하려고 노력하며, 맘다니는 인터뷰를 통해 해당 정보를 확인해 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맘다니는 입학원서에 있는 인종 관련 정보의 한계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혔고, 이는 여러 정체성이 겹치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고민하는 일"이라며"맘다니의 생각과 결정은 보도 가치가 있었으며, 이는 독자들이 선거에 나선 후보들을 더 잘 알고 이해하도록 돕는 우리의 사명과도 일맥상통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NYT 편집장을 지낸 언론인 마거릿 설리번은 칼럼에서 NYT가 과거에 맘다니를 강도 높게 비판했던 사설을 언급하며"마치 맘다니의 시장 당선을 막기 위한 십자군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다"라고 의심했다.NYT는"미국인이라면 입학원서, 정부 지원금, 의료 서류 등에서 자신의 인종과 민족을 기재하라는 요청을 자주 받지만 많은 사람이 체크할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이런 혼란이나 좌절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전했다. 기자였던 리엄 스콧은 이 설문조사를 두고"NYT가 진보 진영의 격렬한 항의를 뒤늦게 인지한 듯하다"라고 지적했다.이 논란은 미국 사회에 더 궁극적인 질문을 던졌다. 맘다니가 쓴 컬럼비아대 입학원서처럼 정부나 기관이 인종을 분류해서 파악하려는 시도가 더 이상 쓸모없는 구시대적 산물이라는 것이다. NYT는 인종 분류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쓴 칼럼에서"기관들이 인종 및 민족 정보를 너무 과도하게, 또는 부적절하게 요구한다는 불만이 많았다"라며"인종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나라가 거의 없는데, 21세기에 그런 정보가 과연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라고 전했다. 인구학자들은 2050년까지 미국 내 백인 인구의 비중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텍사스, 네바다, 메릴랜드, 조지아 등 7개 주에서는 인구의 과반인 인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계 어머니와 백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텍사스에서 살고 있는 NYT 독자 나탈리 비숍씨는"어머니께서는 인종을 적어야 할 때마다 '백인'에 체크해야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라며"하지만 자라면서 나의 아시아적 정체성을 숨기는 것이 어색해졌고, 지금도 누군가 인종을 물을 때마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스스로 되묻는다"라고 말했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문을 맡았던 메릴랜드대 사회학 교수 필립 코헨은 NYT 기사에서"역사적으로 인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개념"이라며"정부와 기관의 단순한 인종 분류는 사람들이 각자의 고유한 배경을 반영하고 싶어 하는 욕구와 갈등을 빚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코헨 교수는"맘다니를 둘러싼 논란에서 눈여겨볼 점은 그가 한 질문에 세 가지 답변을 했다는 것"이라며"이상주의적 젊은이들은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통계적이고 관료적인 방식에 순응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퓨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미국의 신혼부부 중 20%가 서로 다른 인종이나 민족이었으며, 이는 1980년의 7%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숫자다. 또한 2015년 미국 신생아 7명 중 1명이 다인종 또는 다민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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