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 정동길에서 만난 역사
우리가 역사를 만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책과 미디어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배우는 방법이 있고, 현장을 방문하여 역사적 사고력을 기르는 적극적인 방법도 있다. '역사적 사고력'이란 역사적 사건의 원인과 결과, 영향 등을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다.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우리의 국권과 문화를 빼앗기고 조선의 과거와 현재를 부정당한 시기이다. 서울시 중구 정동길을 걷다 보면 나라를 잃은 슬픈 역사와 민족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비 오는 주말, 역사 여행객들은 우산을 들고 캐나다 대사관 앞에 있는 커다란 회화나무 부근에 모였다."여러분, 만나서 반가워요. 슬픈 역사 여행길을 가려던 참인데 마침 비가 오네요. 뒤에 보이는나무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좋아했다는 회화나무에요. 이 나무가 몇 살이나 됐을 것 같나요?""이 나무는 1976년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되었어요. 조선 초부터 대한제국을 지나 일제강점기,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정동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지켜보고 있는 친구죠.
러시아는 정치 깊숙이 관여하며 여러 이권을 거머쥐었다. 아관파천의 목적은 일본의 세력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외세를 등에 업고 나라를 지키려 했던 것은 자주성이 결여된 소극적 대책은 아니었을까."여러분, 이곳은 원래 황실 도서관이었던 수옥헌이 있던 자리입니다. 1904년 덕수궁에 일어난 화재로 고종이 이곳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면서 중명전으로 이름이 바뀌었지요. 중명전 곳곳에서 오얏꽃 무늬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오얏꽃은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꽃이거든요. 실제로 보면 하얀 눈꽃송이처럼 깨끗하고 예뻐요. 하지만 우리가 이번에 가 볼 곳은 꽃처럼 향기로운 곳은 아니랍니다."
건물 입구를 지나 왼편으로 들어가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밀랍 인형들이 마주하고 있다. 1905년 11월 17일 저녁 8시경부터 18일 새벽까지 이어진 을사늑약 강제 체결 현장을 재현한 것이다. 해설사 선생님은 인형을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했다."여러분 저기 조선의 식민지화를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 보이죠? 그의 오른편에 앉은 대신들의 을사조약 동의를 시작으로 대한제국은 망국으로 향하게 됩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볼 때마다, 설명할 때마다 화가 나네요. 을사오적 중 한 명인 박제순이 조약에 서명하며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박탈당하고 일제의 보호국, 사실상 일제의 식민지가 됩니다."아이들은 왜 그들이 친일을 택했는지, 친일파의 후손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물었다. 개인의 욕심으로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 얼마나 비열한 일인지, 그로 인해 후손들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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