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냥이 함께 해야 의미있다…'아리'와 '가또', 식구 된 사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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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들을 꽁꽁 묶은 인연의 실. '아리💖가또' 사연은 이렇습니다.\r고양이 반려묘 TheJoongAngPlus

새하얀 솜털이 보송보송했던 아리를 처음으로 품에 안아 본 날이 아직도 생생해요. 작고 연약한 이 아이를 지켜줄 사람이 나뿐이구나라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지만, 지켜내야겠다는 책임감도 동시에 들었어요.

제가 ‘아리’를 처음 만난 건 경북 김천에서 상경해 자취 생활을 시작한 9년 전이었어요. 타향만리서 외로움을 느낄 무렵 친구에게 다급한 연락이 왔죠. 자신이 구조한 야생 고양이가 새끼 두 마리를 출산했는데, 형편이 되지 않으니 새끼들을 키워 줄 수 없겠냐는 부탁이었어요. 반려동물을 키워보고 싶었지만, 경험이 전혀 없었기에 두 마리 모두를 맡는 것은 무리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그중 아리만 데리고 오게 됐어요. 아리의 가장 큰 매력은 연두색과 파란색의 눈동자예요. ‘오드아이’라고 하는데 묘하기도 하고 가만히 바라보면 빨려드는 느낌도 들어 참 예뻐요. 그렇게 별 탈 없이 잘 지내다가 2년 뒤 쯤 동물 병원을 찾을 일이 있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아리의 양쪽 눈이 모두 선천적으로 백내장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상태가 악화되면 눈이 하얗게 혼탁해진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아리가 지금의 모습을 잃게 될까 봐 정말 두렵고 안타까웠어요.현재 아리는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밤눈이 조금 어두워요. 집이 너무 캄캄하면 가구에 부딪힐 때가 종종 있죠. 그래서 외출할 때도 잘 때도 아리를 위해 불을 켜놔요. 그 외에는 큰 문제 없이 애교 만점 반려묘로 건강히 잘 자라고 있어요.

시간이 흘러 제가 결혼을 하고 얼마 뒤 아내가 쇼핑몰 지하 주차장에서 위험천만하게 차 밑을 오가던 야생 고양이를 발견했어요. 우린 곧장 이 아이를 구조했고, 건강 상태를 살피기 위해 인근 동물 병원으로 데려갔어요. 그런데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검사 결과 이 녀석이 어릴수록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파보바이러스’라는 전염병을 앓고 있었어요. 치료 비용도 만만치 않고, 격리까지 해야 했죠. 이러니 의사 선생님도 치료를 차마 권하지 못했고, 저 역시 고민이 됐어요. 그런데 아내는 생각이 달랐어요. 우리가 포기하면 버림받게 될 녀석을 위해 치료를 결심했죠. 다행히 녀석의 증상은 점차 나아졌고, 맘 졸였던 일주일의 치료 기간이 지나고 완치 판정을 받았어요. 아내는 새로운 식구가 된 이 녀석에게 ‘가또’라는 이름을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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