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은 항일전쟁인 까닭은 경복궁 전봉준 고종 동학농민혁명 2차_기포 박길수 기자
1894년 갑오년 12월, 끝내 관군에 피체돼 나주를 거쳐 한양으로 압송된 전봉준은 갑오개혁 이후 '개화'된 조선의 신식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그가 쫓아냈던 탐관오리 조병갑이 배심판사로 활동하는 법정 말이다. 그러나 전봉준에게 그보다 참기 어려웠던 것은 조선인도 아닌, 수많은 동학군들을 살육한 일본의 관리들로부터도 심문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후 들으니, 귀국이 개화를 한답시고, 처음부터 민간에게 일언반구 알리는 일도 없고 또 격서도 없이 군대를 거느리고 도성으로 쳐들어와 야반에 왕궁을 격파하여 주상을 경동케 하였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나와 같은 시골선비들과 일반 백성들은 충군애국의 마음으로 분개를 이기지 못하여 의병을 규합하여 일본군과 싸우고자 했던 것이다.
그동안 129년 전 오늘의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물론이고, 학계에서도 그 성격을 뚜렷이 자각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오늘 세 개 단체가 공동으로 이 행사를 갖는 것의 의의는 비로소 중대한 역사적 진실 규명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을 구축했다는 데 있다. 일본의 역사은폐의 출발점이 바로 이날의 사건이다. 이것을 제대로 규명하는 것이 훗날 식민지 말기에까지 이어지는 일본의 침탈과 사죄하지 않음의 악순환의 역사를 바로잡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이날을 온전히 기억하는 것은 역사의 악연을 뿌리끝에서부터 뽑아내 버리고 새롭게 써 나가기 위한 각오를 다지는 일이다. 이곳 경복궁을 위시하여 서울 전역에는 동학과 관련된 사적들이 매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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