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마지막 문방구 지키려고... 사장님이 팔기 시작한 물건 옥천 문방구 월간 옥이네
학교 앞 문방구를 지나면 사탕으로 혓바닥을 빨갛고 파랗게 물들였던 때가 떠오른다. 등·하굣길에 사탕과 과자 진열대를 지나치지 못하고 주머니 속 동전을 털어 군것질 하나씩 집던 친구들, 입구에 놓여 있던 게임기 앞 응원에 훈수가 더해진 소리가 더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던 풍경. 문방구는 늘 북적였다.
유일한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옥천읍을 제외한 나머지 8개 면 지역의 마지막 문방구이기도 하다. 24년째 화이트피노키노를 운영하는 박용수씨는"우리가 기억하는 문방구 풍경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며, 유일할 수밖에 없는 문방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젊은 시절부터 맛 좋은 곶감을 만들던 박용수씨는 가족이 문방구를 시작하면서 함께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했다.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곶감을 만지는 일처럼 천천히 가족과 함께 할 방법을 생각했다. 충북 옥천과 경북 상주, 두 곳을 고민하다 학생과 감나무가 고루 있는 옥천군 청산면에서 1999년 화이트피노키노를 시작했다.
시끌벅적한 아침을 보내고 비어 있는 물건 정리와 재고 파악으로 쉴 틈 없이 몸을 움직이다 보면 금세 저녁이 되곤 했다. 그쯤 쭈뼛쭈뼛 문방구를 들어서는 학생이 더러 있었는데, 훔친 물건을 학교 선생님 혹은 부모님이 발견해 돌려주러 온 것이다.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기에 학생을 다독였던 일도 그리운 추억이 됐다. 박용수씨 말대로 화이트피노키노에 들어서면 모자, 신발, 식료품 등의 잡화류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구석구석 봐야지만 지난 문방구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한때 이곳의 주인공이었을 공책, 연필, 스티커는 한쪽으로 밀려난 모양새다.신발도 그렇게 시작했어요. 3년 전 동네 신발 가게가 없어졌는데 주변에서 저더러 장화 장사를 하라더라고. 신발에 대해 아는 것 없이 장사를 시작했는데 장화 종류만 수십 가지인 것이, 이거 잘못 시작했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물건 찾는 사람은 있는데 판매하는 곳이 없어지니까. 우리 마을은 왜 자꾸 늙는 건가, 서글픈 생각에 밑져야 본전 아니겠냐는 마음으로 이웃이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 두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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