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의 질문을 살펴보면 국민들이 대통령으로부터 듣기를 바랐던 내용과는 차이가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지난 17일 열렸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 이후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총 12개의 질문에 답했다. 하지만 질문들을 살펴보면 국민들이 대통령으로부터 듣기를 바랐던 내용과는 차이가 있어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기록적인 폭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윤 대통령의 모습에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무리하게 이전한 결과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용산 대통령실 이전 당시 윤 대통령은 청와대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대신해 이동형 지휘소인 '국가지도통신차량'을 24시간 운영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수해 내내 국가지도통신차량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대신 다른 주민들과 함께 살고 있는 자택에 청와대 벙커 수준의 시설이 갖춰져 있어 수해 현장 지휘에 문제가 없다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은 많은 이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기자회견 전 이뤄진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정확히 윤 대통령을 향한 발언들로 채워져 있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욕설을 했다는 주장과 함께 지난 6월 12일 윤 대통령과 독대를 가졌지만 대통령실이 부인했다고 폭로했다. 대통령의 해명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소통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평소 발언과 상충한다.
지난 3월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은"대통령이 당 사무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며 당정 분리를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와의 문자만 봐도 알 수 있듯 당정 분리는커녕 윤 대통령의 의중이 여당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국정 운영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여당 내부 갈등에 대통령이 개입하고 오히려 이를 부추긴 상황에 대해 윤 대통령은 계속 회피만 할 뿐이다. 지켜보는 국민들의 속은 누가 알아줄까.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의혹들과 관련한 질문도 보이지 않았다. 국민대학교가 김건희씨의 논문에 대해"연구 부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검증 결과를 발표했지만 학계를 비롯한 여론의 상당수는 이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대선 당시 김씨의 허위 경력 논란에 윤 대통령은"아내와 관련된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며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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