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의 보복 조치와 일본 내 혐중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보수 세력은 이를 자국 내 지지 기반 강화에 활용하는 모양새이며, 경제적 피해 또한 현실화되고 있다.
2025년 10월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은 현재 악화된 중일 관계 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은 일본 여행 자제령,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등 경제적 보복 조치를 단행했고, 이는 양국 관계를 급격하게 냉각시켰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 내 보수 세력은 오히려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자국 내 지지 기반을 다지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악화된 중일 관계 에 대해 '중국과의 대화에 열려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발언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며, 중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낮추고 있다.
하쿠타 나오키 일본 보수당 대표는 중국의 '일본 여행 자제령'에 대해 '매너가 나쁜 관광객이 줄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발언하며, 다카이치 총리를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오노다 기미 경제안보담당상 또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나라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건 위험하다'고 언급하며,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다. 이러한 일련의 발언들은 일본 내에서 '혐중' 정서를 부추기며, 보수 세력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정부 지지율이 상승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외교 분야에서 약점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대중 외교 관련 긍정적 평가가 나온 것은, 강경한 대중 정책이 일부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2019년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는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분야에서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한국 산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결과적으로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를 입혔다. 한국 기업들이 일본산 소부장 의존도를 낮추면서, 일본 기업들의 수출길이 좁아졌고, 불화수소 등 핵심 품목의 한국 내 일본산 점유율이 급감했다. 한국 내 불매운동까지 더해지면서, 일본의 대 한국 수출은 급감했다. 이 사례는, 상대국을 압박하려 했던 조치가 자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과의 갈등은 일본 경제 전반에 걸쳐 더 큰 충격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관광 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인 관광객은 일본 방문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들의 소비는 일본 관광 산업뿐 아니라 전체 일본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중국 정부의 일본 방문 자제 권고가 장기화되고, 규제 대상이 확대될 경우, 연간 2조 엔에 달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수산물과 농식품 수출 역시 위험에 직면해 있다. 중국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발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고, 중일 정상회담을 통해 일부 재개되었지만, 다시 금지 조치가 취해졌다. 중국에 대한 수산물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일본 수산업계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공급망 불안이다. 일본 제조업은 희토류와 핵심 중간재를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은 일본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과거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로 일본 산업이 큰 피해를 입었던 경험이 있다. 현재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이는 중일 관계 악화 시 일본 경제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미국 또한 중일 관계 개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으며, 다카이치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명확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은 일본이 외교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으며, 중일 관계 개선의 어려움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미국과의 긴밀한 연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은 일본 외교의 난관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