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길에 만난 생각들
따사한 봄이 왔는가 했는데 여름 날처럼 덥다. 계절을 가늠할 수 없는 날씨지만 친구들과 나서는 자전거 길은 언제나 상쾌해서 좋다. 봄철 들판은 푸르고 신선하며, 꽃이 핀 산천은 눈을 황홀케 한다. 자전거를 타러 가야 하는 아침인데 오늘따라 생각이 많다. 조금 서늘할까도 걱정되고, 너무 더울까도 의심된다. 물과 먹을 것을 챙겨야 할까, 안면 보호를 해야 할까 등 걱정이 많다. 하지 않던 걱정이 발길을 망설이게 하는데 어떻게 할까?
야생 배추와 양배추의 자연교잡종인 유채가 노랗게 장식하고 있다. 유채밭 뒤 비탈에는 애기똥풀이 한창이다. 봄철이면 제방을 따라 아름답게 피는 꽃, 줄기를 꺾으면 애기 똥색과 비슷한 노랑즙이 나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연한 녹색 잎에 노랑꽃을 얹었고, 하얀 아카시나무가 꽃을 피우면 색깔별로 잘 어울리는 제방이다. 콩가루에 묻혀 된장으로 끓여낸 쑥국은 한 숟가락 안에 봄이 가득이었다. 콩가루의 고소함에 향긋한 쑥향이 있고, 된장의 구수함은 봄을 노래했다. 봄에 빠질 수 없는 쑥개떡이 있으니 누가 '개'자를 붙였던가? 쑥과 멥쌀을 빻아 소금과 물을 넣어 둥글게 빚어 찐 떡이다. 허름한 소쿠리에 담겨 시렁에 있던 쑥개떡, 봄철 허기를 달래주던 간식이었다. 오래 전의 어머님이 그리운 아침, 푸름과 갈색이 공존하듯이 쑥을 뜯는 할머니와 자전거를 타는 늙어 가는 청춘이 인사를 하며 스쳐지난다.봄바람을 가르며 시냇물을 따라 자전거 길은 항상 정겹다. 파란 쇠뜨기가 무성하고, 연한 초록이 가득이다. 강가엔 오늘도 많은 태공들이 앉아 있다. 텐트도 자리했고 더러는 편안한 의자가 놓여있다. 자전거 길에 늘 만나는 강태공들, 무엇을 낚고 있는 것일까? 오래토록 만난 태공중엔 고기를 낚는 풍경은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한가한 세월을 낚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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