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S] 남창훈의 생명의 창으로 바라본 사회식물종 다양할수록 생육 활발…‘몰아주기 당연시’ 사회와 딴판
제한된 자원을 공유하는 같은 수령, 같은 수종의 나무를 심고 시간이 흐르면 살아남은 나무 몸통 줄기의 지름은 커지면서 이에 반비례해 전체 나무 수는 감소한다. 이를 ‘자가 솎아내기’라고 한다. 산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목적으로 오랜 기간 여러 실험을 반복해 얻어낸 규칙이다. 산림 관리자는 이 규칙을 통해 제한된 공간에서 간벌을 하며 식물 밀도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가장 경제적인 산림 관리를 꾀할 수 있다.
자가 솎아내기가 벌어지는 산림 생태군 속에는 비정한 면모가 숨겨져 있다. 솎아내기 도중 도태된 나무들의 사체는 선택된 개체의 성장에 쓰인다. 누군가는 자연의 섭리가 원래 이렇게 비정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다윈의 자연선택이 거론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낮은 출산율이나 높은 자살률도 이 규칙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은 생명의 원리에 대한 심각한 오해에 기초하고 있다. 생명의 원리는 이렇게 단순하고 비정하지 않다. 이 규칙은 생명체 간의 다양한 상호협력과 기댐에 근거한 생명 네트워크를 완전히 소거하도록 디자인된 실험들로부터 얻은 결과다. 생명 네트워크는 다양한 생명 개체들이 공존할 때 만들어진다. 오히려 이 실험과 규칙은 생명의 가장 중요한 속성 중 하나가 다양성이라는 것을 부지불식간에 역설한다.2001년부터 유럽연합 주관으로 독일 예나라는 도시 외곽 3만평 규모 대지에 20㎡ 크기의 100여개 중형 경작지와, 3.
다양성 경작지의 강점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키나 뿌리의 길이가 서로 다른 식물이 함께 자라면 각기 다른 공간에서 침해하지 않으며 풍부하게 햇빛을 받고, 땅속 다양한 깊이에서 더 많은 물을 길어 올릴 수 있다. 조밀하게 맞춰진 3차원 레고처럼 상보적인 공간에서 자원을 분할하는 것이다. 단일종이 자랄 때보다 다양한 종의 식물이 자랄 때 이들을 섭취하는 초식곤충과 동물의 독점적이고 과도한 섭식이 방지되고 섭식자들이 식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완충된다. 공생하는 박테리아 종류도 늘어나 미생물 생태계 간의 상호 견제가 강화돼 여러 병충해로부터 식물을 보호하게 된다. 뿌리에 공생하는 뿌리근균의 종류도 많아져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질소를 흡수·대사하면서 양분의 종류와 양도 늘어난다. 다양한 화초식물이 자라날수록 각기 다른 시기에 꽃망울을 맺기 때문에 휠씬 효과적인 수분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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