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주익 지회장 20주기] 노동자 상대 손배가압류 막는 '노란봉투법' 입법이 절실하다
2003년 10월 17일 아침 8시, 회사 측의 손배가압류, 징계 통보에도 농성장을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는 200여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이 85호 크레인 앞 투쟁의 광장에 모였다. 지난 밤사이 많은 조합원이 회사 측의 150억 원 손배가압류 협박에 근 석 달째 지켜오던 천막농성장을 비웠다. 매일 아침이면 35m 높이 85호 크레인 운전석 옆 난간에 나와 서서 아침 집회를 조합원들과 함께하던 김주익 지회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불현듯 드는 생각. 아차! 간부들이 황망히 85호 크레인으로 올라갔다. 굳게 닫힌 운전실로 통하는 문, 김주익 지회장이 6월 11일 밤 85호 크레인에 오른 후 127일 동안 아무도 통과하지 못했던 철문이다.
김주익 지회장은 유서에"이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나의 무덤은 크레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죽어서라도 투쟁의 광장을 지킬 것이며 조합원의 승리를 지킬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투쟁의 광장에는 더 많은 천막이 순식간에 들어선다. 서러운 죽음, 노동자의 설움을 털기 위한 투쟁이 김주익 동지의 명령에 따라 시작된다. - 김주익‧곽재규 열사 추모자료집 '85호 크레인' 중2023년 10월 17일 고 김주익 지회장이 묻힌 솥발산 묘역에 당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부 집행부들이 고인의 20주년을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고 김주익 지회장이 살아 있었다면 올해 정년퇴직을 한다. 1963년생인 김주익 지회장을 죽음으로 내몬 20년 전 한진중공업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한진중공업 사측은 2002년 50대 노동자 650명을 '인력체질개선'이라는 미명 아래 강제 사직을 시켰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8월 기자회견을 열어 1990년 이래 지난 30여 년간 누적 316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이 노동자에게 청구됐다고 밝혔다. 사용자에 의해 무분별하게 청구되는 손해배상 청구는 '쟁의로 인한 회사의 손실을 보전한다'라는 명분과 달리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절박하고 정당한 요구를 가로막고 헌법이 보장한 노동기본권을 심각하게 제약하고 훼손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원청의 사용자 책임과 기업의 손해배상 금지를 명확히 하도록 노동조합법 2, 3조를 개정하고, 노동자의 단체행동에 대한 기업의 과도한 손배소와 가압류를 제한할 노란봉투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은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야 교섭단체 대표는 지난 10월 6일 본회의에서"여야 간 논의를 거쳐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여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하고, 노조법 개정안 상정을 보류했다. 대우조선해양 사례에서 확인되듯이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는 노동자들이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규모로, 실제 손실액을 보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투쟁에 나섰던 노동자의 삶과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용자들은 손해배상 청구를 사측 불법행위에 대한 소송 포기, 노동조합 탈퇴 종용 등 노동조합 탄압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사용자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가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는 쌍용자동차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쌍용자동차에서 정리해고와 손배가압류로 인해 20여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사용자의 손배가압류는 업종과 사유를 가라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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