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와 노회찬, 그리고 김진숙... 절박할 때 읽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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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와 노회찬, 그리고 김진숙... 절박할 때 읽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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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지 않은 지 오래됐다. 마지막으로 읽은 게 언제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시의 언어를 나는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비유와 상징으로 장식된 시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왜 이렇게까지 직관적이지 않은 언어로 무언가를 노래해야 하는지, 머릿속이 온통 주의, 주장과 정치 언어로 가득한 나로서는 도저히 익숙...

시를 읽지 않은 지 오래됐다. 마지막으로 읽은 게 언제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시의 언어를 나는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비유와 상징으로 장식된 시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왜 이렇게까지 직관적이지 않은 언어로 무언가를 노래해야 하는지, 머릿속이 온통 주의, 주장과 정치 언어로 가득한 나로서는 도저히 익숙해 지지가 않는다.

원외정당이 되어 마이크를 잃어버린 지금, 나는 설득하는 언어에 강박적으로 매달리고 있지만 끊임없이 실패한다. 이해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쓰되, 다가갈 수 있도록 비유적으로 써야 했다. 나에겐 불가능한 과제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그것은 노회찬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오직 직관적인 언어로 읽는 자에게 다가갈 방법이 있다면 누가 내게 좀 알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우리는 아직은 그런 글을 써낼 수 없는 것이다. '남민전 전사'로써 온 삶을 투쟁과 혁명에 바친 김남주 시인과 같은 뜨거움을 가져본 적 없으니까. 현장에 발 딛고 거기서부터 글을 끌어올리지 않고, 공중에 머물며 관망하듯 글을 던졌으니까. 내가 정의당 공보담당자로서 쓰는 글의 힘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당의 활동과 열정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간명한 사실을 이제는 안다.

밤이 대낮처럼 발가벗고 거리는 배가 터지도록 부어올랐으니 직관과 직설로 쓴 시의 시대는 끝났는가. 그럴 리 없다. 김남주 시인이 쟁취하고 싶었던 시대는 이미 도착했을지 몰라도, 또 다른 시인들이 쟁취하고 싶었던 시대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그 시인들의 이름은 노동자다. 여성이다. 성소수자다. 장애인이다. 이주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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