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나온 ‘한덕수 지명’ 이완규, 빗발치는 질타에도 “참고하겠다”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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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가회동 기소되면 어쩌냐’ 지적에는 “기소 안 될 것” “그때 가서 생각”

발행 2025-04-09 17:00:50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424회 국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5.4.9 ⓒ뉴스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월권, 위헌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완규 법제처장이 9일 국회에 출석했다.

이 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데다 비상계엄 이튿날 대통령 안가에서 회동해 ‘내란 혐의’ 피의자로 수사 대상이기도 하다. 야당 의원들이 이런 문제를 지적하며 스스로 후보 지명을 고사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참고하겠다”는 허무한 답변뿐이었다.박 의원은 이 처장을 향해 “헌법재판소를 망치지 말고 결정해 주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그러자 이 처장은 “저는 권한대행이 결정하는 것을 존중할 따름”이라며 “의원님께서 말한 내용은 잘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참고한다는 게 사퇴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구체적인 권한 행사 범위를 명시한 규정은 없다. 하지만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 범위는 현상 유지를 위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게 헌법학자들의 중론이다. 이는 불과 3개월여 전 한덕수 대행 스스로도 인정한 기준이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 처장에게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는 말에 동의하나”라고 물었다. 이 처장은 “여러 논란이 있지만, 그렇게 해석하는 분도 있고, 상황에 따라 필요성이 있을 경우 할 수 있다는 게 많은 사람 의견이다”라며 “일부는 동의하겠지만, 전체적인 상황에서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이 처장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한 대행이 직접 한 발언이었다. 정 위원장이 “제가 지금 드린 말은 제 말이 아니라 한 대행이 지난해 12월 26일 한 발언”이라며 “한 대행의 말에 동의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명한 것을 사퇴하겠다고 말할 용의가 있나”라고 다시 물었다. 이 처장은 “대행께서는 일반적인 말을 한 것 같다”며 궁색한 답변을 내놨다. 이 처장의 지명을 두고, 야당에서는 사실상 윤 전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이 처장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징계 소송 대리를 맡은 바 있는데, 이에 더해 윤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나 장모인 최은순 씨의 변호도 맡았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소위 집사 변호사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만약 이 처장이 헌법재판관으로 가면 6년간 대한민국 헌재의 재앙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다시 말한다”며 “ 자연인으로 돌아가 윤석열 내란수괴 변호사도 하고, 김건희 도이치 주가조작 변호사도 하고, 최은순 양평 고속도로 변호사도 하면서, 내란동조에 대한 검찰 수사도 받아야 할 것 아닌가”라고 거듭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 처장은 또다시 “주신 말씀은 잘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관련 여러 사건을 변호했다고 하는데 저는 징계 사건만 변호했다. 장모, 김 여사는 제가 변호한 사건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헌재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과 관련해서는 “이미 결론이 난 것이고 이견이 없다”며 “파면됐기에 파면된 대로 법적 절차가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다른 의견은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제처장으로서 윤 전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직언도 하지 않았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대통령 권한을 가졌는데 왜 불법 비상계엄을 하려 했을까”라며 “법제처장이 살아온 삶에 비춰서 윤 전 대통령에게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게 맞다. 그런 얘기 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도 “윤석열 정부의 법제를 본인이 보좌했는데 내란 행위를 저질렀다. 본인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나”라며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않은 데 대해 책임지고 법제처장을 사퇴하고, 헌법재판관 지명도 고사할 생각 없나”라고 지적했다.심지어 이 처장은 비상계엄 다음날 대통령 안가에서 이뤄진 일명 ‘안가회동’에 참여해, 비상계엄 후속 조치를 논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고발이 이뤄져,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대상에도 올랐다. 정청래 위원장은 “조사를 해서 기소가 되면 헌법재판관이 재판을 받으러 다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처장은 “그건 절대 기소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확언했다. 정 위원장이 재차 묻자, “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박은정 의원은 “그렇게 떳떳하면 핸드폰은 왜 바꿨느냐”고 일갈했다. 이 처장을 비롯해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민정수석 등 ‘안가회동’ 참석자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교체해 증거인멸 논란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같은 날 시민사회는 한 대행과 이 처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비상계엄 직후부터 ‘윤석열 퇴진’ 집회를 이끌어 온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행에 대해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이 처장에 대해선 내란 또는 내란부화수행죄 등으로 추가 고발했다. 비상행동은 “이들의 범죄행위는 국가권력의 범죄행위로서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며 “관련 문건의 확보 등을 위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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